20강에서는 "이런 표현 유형은 위험하다"는 신호등을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한 단계 더 들어가, 그 표현 안에 들어있는 숫자와 근거가 실제로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만들어보겠습니다.
AI에게 "우리 제품 효과를 강조하는 카피를 써줘"라고 하면 "고객 만족도 92%", "3배 빠른 효과", "10년 연구 끝에 개발" 같은 구체적인 숫자가 자연스럽게 따라 나옵니다. 문제는 이 숫자들이 실제 우리 데이터에서 나온 게 아니라, AI가 "이 정도 숫자를 넣으면 그럴듯해 보인다"고 판단해 지어낸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걸 AI 업계에서는 흔히 "확신에 찬 거짓말"이라고 부릅니다. AI는 틀린 말을 할 때도 망설이는 기색 없이 말합니다.
이 숫자를 그대로 광고에 내보내면 두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하나는 20강에서 다룬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이고, 다른 하나는 나중에 고객이나 담당자가 "그 92%는 어디서 나온 숫자냐"고 물었을 때 답할 근거가 없다는 겁니다. 후자는 법적 문제 이전에 신뢰의 문제라 더 조용히, 더 크게 손해를 냅니다.
모든 문장을 하나하나 검증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래 신호가 있는 문장만 골라서 확인하면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 신호 | 예시 | 확인할 것 |
|---|---|---|
| 구체적 숫자 | "만족도 92%", "3배 빠름" | 실제 설문·데이터 존재 여부 |
| 기간·연혁 | "10년 전통", "2015년부터" | 실제 창업·개발 연도와 일치 여부 |
| 인증·수상 | "정부 인증", "OO상 수상" | 인증기관명·수상 연도가 정확한지 |
| 비교 주장 | "타사 대비 절반 가격" | 비교 시점·조건이 실제로 맞는지 |
| 전문가·기관 인용 |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 실제로 인용 가능한 출처가 있는지 |
이 신호가 하나도 없는, 감성적이고 일반적인 문장(예: "바쁜 하루 끝, 나를 위한 선물")은 사실 검증 대상이 아닙니다. 검증은 "숫자·연혁·인증·비교·인용"처럼 틀렸을 때 되돌리기 어려운 항목에 집중하는 게 효율적입니다.
이 세 단계를 통과하지 못한 숫자나 근거는 광고에 쓰지 않거나, 더 안전한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 원칙입니다. 예를 들어 근거를 못 찾은 "고객 만족도 92%"는 "많은 고객분들이 재구매해주고 계십니다"처럼 근거가 필요 없는 표현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숫자를 꼭 넣고 싶다면, 시간을 들여서라도 실제 데이터를 확보한 뒤에 넣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근거가 없으니 이 소재는 폐기"로 끝내지 않는 겁니다. 근거가 약한 문장도 방향은 살릴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사실 검증의 목적은 카피를 막는 게 아니라 "지금 이대로 내보내도 되는 문장인지, 손보면 되는지, 아예 다시 써야 하는지"를 가려내는 데 있습니다.
[사실 검증 체크포인트]
문서 대상 카피: (카피 제목 또는 번호)
1. 숫자·수치 검증
- 카피 속 표현:
- 원본 근거자료(파일명/링크):
- 원본과 표현이 정확히 일치하는가? (예/아니오)
- 최신 자료인가? (예/아니오, 기준 시점: )
2. 연혁·기간 검증
- 카피 속 표현:
- 실제 사실:
- 일치 여부:
3. 인증·수상 검증
- 카피 속 표현:
- 인증기관/수상기관명:
- 인증·수상 연도:
- 지금도 유효한 인증인가:
4. 비교 주장 검증
- 카피 속 표현:
- 비교 대상 및 비교 시점:
- 비교 근거자료:
5. 최종 판정
- [ ] 그대로 사용 가능 (근거 확인 완료)
- [ ] 표현 수정 후 사용 (수정안: )
- [ ] 근거 확보 전까지 보류
- [ ] 폐기 (대체 표현: )
담당자: 확인일:
이 체크포인트는 카피 하나당 5분 내외로 끝날 만큼 가볍게 만드는 게 좋습니다. 너무 무거우면 팀이 검수 자체를 건너뛰게 되고, 그러면 있으나 마나 한 문서가 됩니다.
검수 체계 설계 - 브랜드보이스 이탈 감지에서 4강에서 만든 톤앤매너 기준과 비교해 이탈 여부를 판단하는 법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