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강에서 다룬 애드스톡과 포화 곡선을 각 매체별로 구했다면, 이제 이 곡선들을 종합해 "정해진 총예산을 매체별로 어떻게 나눠야 전체 매출이 최대가 되는가"를 계산하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원리는 단순하다: 아직 포화 곡선이 가파른 구간에 머물러 있는 매체(추가 예산 대비 반응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큰 매체)에 예산을 더 배정하고, 이미 곡선이 평평해진 매체(추가해도 효율이 낮아진 매체)에서는 예산을 줄이는 방향으로, 총예산이라는 제약 조건 안에서 최적점을 찾는 것이다. 매체가 두세 개뿐이면 감으로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지만, 매체 수가 늘어날수록 조합의 경우의 수가 늘어나 계산 도구 없이는 사람이 직접 최적해를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아래는 10강에서 쓴 포화 곡선 공식(반응 = 지출 / (지출 + K), K는 채널마다 다른 반포화 지점)을 그대로 써서 두 채널의 예산을 재배분해보는 가상 예시다. 실제 K값은 자사 MMM이 학습해야 나오는 값이며, 여기서는 계산 방법을 보여주기 위한 임의의 숫자다.
[초기 상태: 총예산 1,000 고정]
채널: 검색광고(K=100, 이미 많이 집행돼 포화 의심)
현재 지출 900 → 반응 = 900/(900+100) = 0.889
채널: 디스플레이(K=400, 상대적으로 적게 집행됨)
현재 지출 100 → 반응 = 100/(100+400) = 0.200
합계 반응 = 0.889 + 0.200 = 1.089
검색광고에서 100을 빼서 디스플레이로 옮기면 어떻게 되는지 계산해본다.
[재배분 후: 총예산 여전히 1,000]
검색광고 지출 800 → 반응 = 800/(800+100) = 0.889 → 실제로는 800/900=0.889
(반올림 전 정확히는 0.8889, 900 지출 대비 0.0111만 감소)
디스플레이 지출 200 → 반응 = 200/(200+400) = 0.333
(100 지출 대비 0.1333 증가)
합계 반응 = 0.8889 + 0.3333 = 1.2222
변화량 = 1.2222 - 1.089 = +0.1332
같은 총예산(1,000)인데도, 이미 포화 구간(K=100 대비 지출 900)에 있던 검색광고에서 아직 가파른 구간(K=400 대비 지출 100)에 있던 디스플레이로 예산을 옮기자 전체 반응이 늘어났다. 이것이 예산 최적화가 실제로 하는 계산의 핵심이다: 곡선이 평평해진 채널을 줄이고 가파른 채널을 늘려 같은 예산으로 더 큰 총반응을 만드는 것이다.
만약 두 채널이 이미 비슷한 정도로 가파른 구간에 있다면, 재배분해도 총반응은 거의 변하지 않거나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재배분 전에는 반드시 두 채널의 현재 지출 위치가 각자의 포화 곡선에서 어디쯤인지(가파른 구간인지 평평한 구간인지)부터 먼저 확인해야 하고, 이 위치는 감이 아니라 자사 MMM이 실제로 추정한 곡선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구글은 2026년 2월 Meridian에 Scenario Planner를 추가했다. Python 코드를 직접 다루지 않아도 예산 시나리오를 탐색할 수 있는 노코드 인터페이스로, 마케팅 담당자가 R/Python 환경 없이도 "이 채널에 예산을 더 넣으면 어떻게 되는가" 같은 질문을 직접 실험해볼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이 도구는 이미 데이터로 구축·학습된 모델 위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탐색하는 후속 단계 도구다: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짜고 모델을 학습시키는 앞단 작업 자체를 대체하지는 않으며, 그 작업은 여전히 11강에서 다룬 인프라와 인력이 필요하다.
모델이 계산해서 뽑아낸 "이론상 최적 배분안"은 수학적으로 매출을 최대화하는 조합일 뿐, 회사가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조건까지 자동으로 고려한 결과가 아니다. 특정 매체와의 연간 계약으로 최소 집행액이 정해져 있거나, 오프라인 매체는 제작물 리드타임 때문에 몇 달 전에 예산을 확정해야 하거나, 조직 내부적으로 한 채널에 예산을 급격히 몰아주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수 있다. 실무에서는 모델이 낸 최적안을 그대로 집행하기보다, 이런 현실적 제약을 반영해 조정한 뒤 단계적으로 예산을 이동시키는 접근이 일반적이다.
실제 최적 배분 비율은 회사마다, 심지어 같은 회사라도 시즌마다 전혀 다르게 나온다. 배분 비율은 그 회사가 직접 학습시킨 MMM이 실제 매출·지출 데이터에서 뽑아낸 애드스톡·포화 곡선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보통 검색에 몇 %, 디스플레이에 몇 %"처럼 업종을 불문하고 통용되는 공식 기준값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일반화된 배분 공식을 어딘가에서 찾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자사 모델을 정기적으로 재학습해가며 매 시즌 배분안을 새로 산출하는 것이 훨씬 정확한 접근이다.
[간이 MMM 결과 기반 예산 재배분 시뮬레이션]
1. 채널별 현재 위치 파악(9강·10강 자료 재사용)
| 채널 | 최근 3개월 평균 지출 | 추정 K(반포화 지점, 가설) | 현재 반응 추정치 | 포화 구간 판정(가파름/평평) |
|---|---|---|---|---|
| 검색광고 | | | | |
| 디스플레이 | | | | |
| 유튜브 | | | | |
2. 재배분 시뮬레이션(위 예시 계산 방식 그대로 적용)
- 평평한 구간 채널에서 얼마를 줄일지: ___
- 가파른 구간 채널로 얼마를 옮길지: ___
- 재배분 전후 합계 반응 비교: ___ → ___
3. 실행 전 현실적 제약 점검
□ 계약상 최소 집행액이 있는 채널이 있는가
□ 오프라인 매체 제작물 리드타임이 필요한가
□ 한 번에 크게 옮기지 않고 단계적으로 실행할 계획인가
4. 다음 재학습 일정: ___(분기 또는 반기 단위)
14강. CDP란 무엇이고 DMP·CRM과 무엇이 다른가에서 어트리뷰션·MMM이 다루지 못한 고객 데이터 통합 인프라, CDP로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