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두 제도는 근거 법률부터 다릅니다. 건강기능식품의 표시·광고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식품표시광고법) 제10조가 규율하고, 의료기기의 광고는 의료기기법 제25조가 규율합니다. 원래는 건강기능식품도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18조에 근거한 사전심의 제도가 있었지만, 이 조항이 2018년 6월 28일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으로 삭제되면서 2019년 3월 14일부터 식품표시광고법에 의한 자율심의로 일원화됐습니다. 의료기기 역시 원래 식약처가 직접 심의하던 사전심의였다가 2020년 8월 28일 위헌 결정을 거쳐 2021년 6월 24일부터 의료기기법 제25조에 따른 민간 자율심의로 바뀌었습니다. 즉 두 제도 모두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 → 자율심의 전환'이라는 같은 역사적 경로를 지나왔지만, 지금은 서로 다른 법률·다른 심의기구 아래 운영되는 완전히 별개의 체계입니다. 심의기구도 다릅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식품표시광고법 제10조제2항에 따라 「식품위생법」상 동업자조합·한국식품산업협회,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28조에 따라 설립된 단체(대표적으로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또는 등록 소비자단체가 요건을 갖춰 식약처에 등록하면 자율심의기구가 됩니다. 의료기기는 의료기기법 제25조의2 요건을 갖춰 신고한 기관·단체가 자율심의기구가 되며, 현재 신고된 곳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KMDIA)입니다. 업종이 다르니 협회를 착각해 잘못 신청하는 실무 실수가 실제로 자주 벌어집니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표현 허용 범위입니다.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제1항은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한 식품등에 대해 ①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②식품등을 의약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를 명문으로 금지합니다. 즉 건강기능식품은 아무리 심의를 받아도 '질병을 치료·예방한다'는 취지의 표현 자체를 원천적으로 쓸 수 없습니다. 건강기능식품법이 정하는 표현 범위는 '신체 조직·기능의 유지·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 수준에 머무릅니다. 반면 의료기기는 이 지점이 정반대입니다. 의료기기법 제2조제1항은 의료기기 자체를 '질병의 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 등으로 정의하고 있어서, 애초에 허가받는 사용목적 자체가 치료·예방 효능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의료기기 광고 규제의 핵심은 '치료 효능을 말하면 안 된다'가 아니라, 의료기기법 제24조제2항제5호가 정하는 대로 '허가·인증·신고받은 사용목적 범위를 벗어난 표현을 쓰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혈액순환 개선용'으로 허가받은 의료기기가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이라고 광고하는 것은 적법하지만, 같은 문구를 건강기능식품이 쓰면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제1항 위반이 아니라 오히려 '질병 예방·치료 효능 인식' 소지로 문제 될 수 있는 표현의 강도에 따라 갈립니다. 반대로 건강기능식품이 '치료'라는 단어를 직접 쓰면 그 자체로 금지되지만, 의료기기는 허가받은 사용목적에 '치료'가 포함돼 있다면 그 표현을 쓸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정리하면, 건강기능식품은 표현의 마지노선이 '기능성(신체 조직·기능의 유지·증진 도움)'이고 그 선을 넘어 '치료·예방'을 말하는 순간 위법이 되는 구조이며, 의료기기는 마지노선이 '허가받은 사용목적'이고 그 범위 안이면 치료·예방 표현도 가능하지만 범위를 벗어나는 순간(다른 증상에 효과가 있다는 식으로) 위법이 되는 구조입니다. 두 제품을 함께 취급하는 유통사라면 이 두 기준을 절대 섞으면 안 됩니다. 건강기능식품 상세페이지에 의료기기스러운 '치료' 표현을 쓰거나, 의료기기 상세페이지를 건강기능식품처럼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써서 오히려 허가받은 효능을 축소 표현하는 실수 둘 다 실무에서 자주 나옵니다. 광고 문구를 만들 때는 반드시 해당 제품이 건강기능식품인지 의료기기인지부터 확정하고, 그에 맞는 근거 법령(식품표시광고법 제8조·제10조 vs 의료기기법 제24조·제25조)과 심의기구(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계열 vs KMDIA)를 따로 적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