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정육점에서 온라인 광고 문구를 다루다 보면 등급 표기가 매출을 가장 크게 흔든다는 것을 금방 체감하게 되십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정육은 사진만으로 품질 차이를 증명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품이라, 소비자가 기댈 수 있는 객관적 신호가 원산지와 등급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한우'라는 두 글자, 등급 표기가 붙고 안 붙고에 따라 클릭률과 전환이 눈에 띄게 갈립니다. 이 구조는 사실이고, 그래서 표기를 조금씩 느슨하게 쓰고 싶은 유혹이 생기는 것도 이해합니다. 다만 정육은 그 느슨함이 곧바로 법 위반으로 연결되는 몇 안 되는 카테고리라는 점을 먼저 짚고 가야 합니다. 원산지부터 말씀드리면,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은 통신판매를 포함해 판매하는 자에게 원산지 표시 의무를 지웁니다. 매장 진열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스마트스토어 상세페이지, 배달앱 상품 정보, 소셜미디어 판매 게시물이 모두 여기에 들어옵니다. 국내산 쇠고기는 원산지 다음에 괄호를 하고 한우고기·젖소고기·육우고기로 구분해 적어야 하고, 여러 원산지를 섞은 경우에는 각각의 원산지를 표시해야 합니다. 별도의 창을 이용해 표시할 때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제4항에 따른 표시·광고 및 고지의 내용과 방법을 따르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표시를 하지 않거나 표시 방법을 어기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여기에 더해 매장에 붙이는 식육판매표지는 축산물 위생관리법 시행규칙과 '소·돼지 식육의 표시방법 및 부위 구분기준' 고시에 따라 원산지, 식육의 종류, 부위 명칭을 적도록 돼 있어, 오프라인 표지와 온라인 표기가 서로 어긋나면 그 불일치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 등급 쪽은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축산물 등급 판정과 등급 표시의 의무 범위, 광고에 등급을 표기할 때 요구되는 근거 서류, 그리고 등급을 사실과 다르게 표시했을 때의 처벌 조문과 수위는 이번 확인 범위에서 원문으로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확정되지 않은 조문을 근거로 안내드리면 오히려 잘못된 판단을 하시게 되므로, 이 부분은 축산물품질평가원과 관할 시군구의 축산·위생 담당 부서에 직접 확인하십시오. 다만 방향만은 분명합니다. 원산지를 사실과 다르게 적는 것은 표시광고법에서도 대표적인 허위 표시 유형으로 다뤄지고, 등급 역시 소비자가 품질을 판단하는 핵심 정보라 사실과 다르면 같은 방향으로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권해드리지 않는 표현부터 정리하겠습니다. 개체마다 등급이 다른데 '최고 등급 한우 전문'처럼 매장 전체를 하나의 등급으로 뭉뚱그리는 문구, 육우나 젖소를 들이면서 '국내산 소고기'로만 적고 종류 구분을 빼는 표기, 등급을 상세 이미지 안에만 넣고 상품 정보 입력란은 비워두는 방식은 모두 위험합니다. 셋 다 소비자가 실제 받는 상품과 다르게 인식할 여지를 남기기 때문입니다. 대신 같은 효과를 합법적으로 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표기를 상품 단위로 쪼개십시오. 상품명이나 옵션명에 등급을 붙일 것이라면 그 옵션으로 실제 출고되는 고기가 그 등급이어야 하고, 등급이 섞이는 상품은 등급 표기를 아예 빼고 부위·중량·용도로 차별화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둘째, 원산지와 식육 종류는 이미지가 아니라 상품 정보 입력란에 정확히 한 번 넣으십시오. 이미지 안의 글자는 검색과 고지 양쪽에서 표시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셋째, 등급 대신 쓸 수 있는 근거 있는 신호를 늘리십시오. 개체식별번호와 이력 조회 안내, 도축일과 숙성 기간, 실제 정형 과정과 절단면 사진처럼 검증 가능한 정보는 등급 문구보다 신뢰를 오래 남기고 표시 규정 위반 위험도 없습니다. 등급으로 경쟁하는 매장이 많을수록 이쪽이 오히려 차별점이 됩니다. 지금 하실 일은 순서가 분명합니다. 판매 중인 상품 목록을 열어 원산지와 식육 종류가 상품 정보란에 빠짐없이 들어가 있는지부터 한 건씩 대조하시고, 등급 문구가 들어간 상품은 그 등급이 실제 출고 기준과 맞는지 확인하십시오. 그다음 등급 표시의 의무 범위와 필요한 근거 서류를 축산물품질평가원과 관할 시군구에 문의해 우리 매장 기준을 문서로 확정해두시면, 이후 광고 문구는 그 기준 안에서 마음 놓고 쓰실 수 있습니다. 기준을 먼저 세워두는 것이 문구를 매번 고쳐 쓰는 것보다 훨씬 빠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