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기숙 재수학원의 가격 표기가 유난히 까다로운 이유는, 이 업종이 파는 것이 교습 하나가 아니라 교습과 숙식이 한 덩어리로 묶인 1년짜리 생활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학부모가 실제로 치르는 금액은 교습비 위에 기숙사비와 식비, 교재비, 모의고사비, 관리비가 얹혀서 만들어지고, 이 부대비용이 전체 부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숙식을 제공하지 않는 통학형 학원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광고에 교습비만 적으면 화면에 보이는 숫자와 실제 납부액이 크게 벌어지고, 낮은 숫자를 본 학부모의 문의가 늘어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 효과가 실제로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시작하겠습니다. 다만 그 방식이 무엇을 걸고 있는지를 먼저 보셔야 합니다. 학원법 제15조 제3항은 학습자를 모집할 목적으로 인쇄물이나 인터넷을 통해 광고할 때 교습비등을 표시하도록 정하고, 시행령 제16조의3은 여기에 등록 또는 신고 번호, 학원 명칭, 교습과정까지 함께 표시하도록 정합니다. 여기서 눈여겨보실 단어는 '교습비'가 아니라 '교습비등'입니다. 법이 교습비 하나만이 아니라 그 밖의 경비까지 묶어서 표시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그 '등'에 기숙사비와 식비가 구체적으로 들어가는지, 즉 학원법이 말하는 기타경비의 항목 목록이 무엇인지는 이번 확인 범위에서 조문 원문으로 대조하지 못했습니다. 항목을 단정해 드리지 않겠습니다. 이 부분은 관할 교육지원청의 학원 담당 부서에 '우리 학원이 받는 기숙사비와 식비가 교습비등에 포함되어 표시 대상인지'를 그대로 물어 답을 받아두시는 것이 가장 빠르고 확실합니다. 조문 해석과 별개로 확실한 위험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반드시 내야 하는 돈인데 그중 일부만 표시해 실제 부담이 낮아 보이게 만드는 표기는, 표시광고법 제3조가 금지하는 기만적 광고에 해당할 소지가 큽니다. 사실과 다른 말을 하지 않았더라도 표시 방식 때문에 소비자가 오인하면 제재 대상이 된다는 것이 이 조항의 구조입니다. 여기에 걸리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와 함께 매출액의 100분의 2 이내(산정이 곤란하면 5억 원 이내) 과징금이 따라올 수 있고, 학원법 제17조 제1항 제9호에 따라 교육감이 등록말소나 1년 이내의 교습정지를 명할 수 있는 행정처분 트랙이 이와 별개로 작동합니다. 두 갈래가 동시에 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권해드리지 않는 것은 월 교습비만 크게 띄워놓고 기숙사비와 식비는 상담 전화에서 안내하는 방식입니다. 같은 이유로 총액을 적되 부대비용 항목을 화면 아래쪽 작은 글씨로 밀어 넣는 것도 권하지 않습니다. 표시를 했느냐가 아니라 학부모가 실제로 읽을 수 있게 했느냐가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이렇게 정리해보십시오. 첫째, 광고의 대표 숫자를 실제 납부 총액으로 바꾸고 그 바로 아래에 교습비, 기숙사비, 식비, 교재비를 항목별로 분해해 적으십시오. 둘째, 반드시 내야 하는 항목과 고르는 사람만 내는 항목을 줄을 나눠 구분하십시오. 기숙 재수학원은 숙식이 선택이 아니라 상품의 일부로 작동하기 때문에, 이 구분이 정확해야 오인 소지가 사라집니다. 셋째, 모의고사비처럼 회차에 따라 달라지는 금액은 연 몇 회 기준 얼마라는 식으로 기준을 붙여 범위로 적으십시오. 넷째, 앞서 말씀드린 기타경비 포함 여부와 지역별 교습비 조정·공시 제도 적용 여부를 교육지원청에 함께 확인해 답변을 기록으로 남겨두시면, 이후 시즌마다 소재를 새로 만들 때 같은 고민을 반복하지 않아도 됩니다. 총액을 먼저 보여주면 문의 수 자체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다만 재수는 1년에 한 번 결정되는 선택이라 학부모가 애초에 연간 총부담으로 여러 학원을 비교하기 때문에, 상담에 들어온 분은 이미 금액에 동의한 상태가 되고 설명회 참석에서 등록까지의 단계가 눈에 띄게 짧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