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먼저 이 업종에서 추가비가 왜 생기는지부터 정확히 짚고 가겠습니다. 욕실과 주방은 벽체와 바닥 속에 배관과 방수층이 묻혀 있어서, 철거하기 전에는 배관이 얼마나 삭았는지, 기존 방수층이 깨져 있는지, 바닥 구배와 슬래브 상태가 어떤지를 볼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계약 시점의 견적에는 확정할 수 없는 공정이 남을 수밖에 없고, 철거를 뜯은 다음에야 드러난 상태에 따라 공정이 추가됩니다. 이것은 업체가 처음부터 싸게 불러놓고 나중에 올리는 영업 방식과는 다른, 공정 순서에서 오는 구조입니다. 후기에 '견적이 늘었다'는 말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업종이 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문제는 고객 입장에서는 이 구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고객이 겪는 것은 '계약할 때 들은 금액과 끝날 때 낸 금액이 다르다'는 사실 하나뿐입니다. 그래서 해결의 방향은 추가비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추가비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과 그 조건을 계약 전에 이미 알고 있게 만드는 쪽이어야 합니다. 실제로 금액이 늘어나는 대부분의 원인은 방수 재시공과 노후 배관 교체 두 가지입니다. 이 둘은 자재와 공정이 늘어날 뿐 아니라 방수층 건조와 양생에 시간이 필요해 공사 기간까지 함께 늘립니다. 견적서에서 이 두 공정이 포함인지 제외인지를 분명히 적어두는 것만으로도 분쟁의 상당 부분이 정리됩니다. 건축 연식이 오래된 집일수록 배관 노후와 누수 이력 가능성이 커져 추가 공정 확률도 올라갑니다. 다만 연식과 발생률의 상관 수치는 통계로 확인된 바가 없으니, 상담에서는 숫자를 제시하기보다 연식과 누수 이력에 따라 달라진다는 조건으로 설명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다음이 광고 문구입니다. '올수리 얼마'처럼 최저가만 큼직하게 내거는 방식은 지금 겪고 계신 후기 문제를 스스로 키우는 구조입니다. 표시광고법 제3조는 거짓·과장, 기만적, 부당비교, 비방 네 가지 부당 광고를 금지하는데, 여기서 기만적 광고란 사실을 숨기거나 축소해 소비자를 잘못 알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 금액이 어느 평수에서, 어떤 자재 등급으로, 철거 범위를 어디까지 하고, 배관과 방수 교체를 제외한 조건에서 나온 금액인지를 빼놓고 숫자만 노출하면 중요정보 누락이 문제될 소지가 생깁니다. 같은 법 제5조 제1항은 사업자가 자기 광고 중 사실과 관련한 사항을 실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정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실증자료를 요청하면 15일 이내에 내야 하며 내지 않고 계속 광고하면 광고 중지를 명할 수 있습니다. 즉 광고에 금액을 적는 순간, 그 금액이 성립하는 조건을 그 시점에 이미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위반이 확정되면 시정조치와 함께 매출액의 100분의 2 이내, 매출액 산정이 곤란하면 5억 원 이내의 과징금이 따라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광고는 최저가를 빼는 방향이 아니라 조건을 붙이는 방향으로 고치십시오. 금액 옆에 기준 평수와 자재 등급, 포함 공정을 같은 크기로 적고, 배관·방수 상태에 따라 추가될 수 있다는 점을 눈에 띄는 위치에 쓰시면 됩니다. 흐린 색이나 작은 글씨로 아래에 붙이는 방식은 표시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으니 본문과 같은 비중으로 두셔야 합니다. 마무리는 문서입니다. 기본 견적의 포함 범위와 제외 범위, 추가비가 발생하는 상황, 그리고 그때 적용할 단가를 계약 전에 표로 만들어 서명을 받으십시오. 철거 당일에는 드러난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 고객에게 보내고, 추가 공정과 금액을 확인받은 뒤 진행하는 절차를 고정하십시오. 같은 추가비라도 이 절차를 거치면 고객은 '말이 바뀌었다'가 아니라 '예고된 조건이 발생했다'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그 절차 자체를 홈페이지와 상담 단계에서 먼저 공개하시면, 그것이 이 업종에서 가장 강한 차별점이 됩니다. 참고로 시공 범위나 금액대를 광고에 표기하실 때 실내건축공사업 등록이 필요한 규모인지는 이번 확인 범위에서 조문으로 확정하지 못했으니, 관할 시·군·구 건설업 담당 부서와 대한전문건설협회에 직접 확인하신 뒤 표기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