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먼저 실제로 벌어지는 일부터 인정하고 시작하겠습니다. 국밥과 설렁탕 상권에서 연혁 문구는 사실상 필수 표기처럼 쓰입니다. 간판에는 몇십 년 전통이 박혀 있고, 메뉴판 뒤에는 창업 이야기가 있고, 플레이스 소개글에는 3대째가 들어갑니다. 숫자를 조금 넉넉하게 잡는 것도 흔한 일이고, 가게를 인수한 사장님이 이전 주인 때부터의 연수를 그대로 이어 쓰는 것도 업계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집니다. 이 문구가 실제로 손님을 움직인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노포라는 인상이 맛에 대한 신뢰로 바로 연결되는 업종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문구는 광고의 내용입니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는 거짓·과장 광고와 함께,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해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드는 기만적 광고를 금지합니다. 연혁은 음식의 품질이 아니라 사업자의 이력을 말하는 표시이지만, 소비자가 그 이력을 보고 선택을 바꾼다는 점에서 광고 내용에 해당합니다. 집행 주체는 공정거래위원회이고 책임은 그 문구를 내건 사업자에게 돌아갑니다. 옆 가게가 같은 표현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방어가 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문제가 되는 자리는 정해져 있습니다. 첫째는 서류상 개업일과 광고 연수의 간극입니다. 폐업 후 재개업했거나,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바꿨거나, 법인이 교체되면 사업자등록상 개업일이 새로 시작됩니다. 가게가 실제로는 끊기지 않고 이어졌더라도 서류에는 그 단절이 남고, 연혁을 다툴 때 가장 먼저 열어 보는 것이 이 이력입니다. 둘째는 승계의 성격입니다. 3대째는 가족이 이어받은 경우와 영업을 양수한 경우의 입증 자료가 다릅니다. 앞은 가족관계 자료와 각 대의 영업 이력이, 뒤는 양도양수 계약서와 조리법·기술 전수를 보여주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혈연 승계가 아닌데 대를 세는 표현을 쓰면 소비자가 읽는 의미와 실제가 달라집니다. 셋째는 상호와 위치 변경입니다. 한 줄로 몇 년 전통이라고만 적으면 지금의 상호와 지금의 자리가 그만큼 이어졌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제가 확정해 드리지 못한 부분도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원조나 최초 같은 표현에 어느 정도의 객관적 근거가 요구되는지, 그 표현을 둘러싼 판단 기준이 어떻게 정리돼 있는지를 이번 확인 범위에서 원문으로 대조하지 못했습니다. 사업자가 자기 표시·광고 내용을 실증해야 하는 제도의 조문 번호와 자료 제출 기한, 그리고 거짓·과장 광고에 대한 시정조치·과징금·벌칙의 수위와 근거 조문도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조문 번호나 금액을 임의로 적지 않겠습니다. 이 세 가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시광고 관련 안내로 확인하시고, 문구가 이미 오래 나가 있고 인수 이력이 복잡한 경우라면 변호사 자문을 한 번 받아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그리고 서류상 단절을 가려서 연수를 이어 보이게 만드는 표기 방법은 권해 드리지 않으며, 그 방법 자체를 안내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하실 수 있는 일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근거를 모으는 것입니다. 사업자등록증의 개업일, 영업신고증, 임대차 계약과 등기, 옛 간판과 내부 사진, 지역 신문 보도, 양도양수 계약서를 한 폴더에 모으십시오. 그리고 간판·메뉴판·포장지·홈페이지·플레이스 소개글·배달앱 매장 소개·보도자료에 각각 어떤 문구가 나가 있는지 대장으로 적어 두십시오. 이 업종에서 흔한 사고는 거창한 거짓말이 아니라, 한 곳만 예전 숫자로 남아 매체마다 연수가 다른 상태입니다. 불일치는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다른 하나는 문구를 입증 가능한 범위로 좁히는 것입니다. 막연한 몇십 년 전통 대신 서류로 확인되는 창업 연도를 숫자로 적으십시오. 3대째가 부담스러우면 현 대표가 누구에게서 이어받아 언제부터 운영 중인지를 문장으로 쓰시면 됩니다. 상호나 자리가 바뀌었다면 창업 연도, 상호 변경 연도, 현재 자리로 옮긴 연도를 나눠 적으십시오. 문구는 길어지지만 사실과 어긋나는 구간이 사라집니다. 노포의 설득력은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그 숫자가 구체적이고 확인 가능하다는 데서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