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실제로 벌어지는 일부터 인정하고 시작하겠습니다. 광고에 걸리는 설치비는 예외 없이 표준 설치라는 가정 위에서 나온 금액입니다. 배관이 일정 길이 안에 들어오고, 실외기를 베란다나 지상에 그대로 놓을 수 있고, 벽 타공이 한 번이면 끝나고, 전용 콘센트가 이미 있는 상태를 전제로 계산한 값입니다. 그런데 현장은 그 전제와 다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배관을 연장해야 하고, 실외기 앵글을 새로 달아야 하고, 외벽 거치라 사다리차나 고소작업이 필요하고, 타공이 한 번 더 들어가고, 배관을 몰딩으로 감추거나 매립해 달라는 요청이 붙고, 기존 기기 철거와 냉매 회수, 폐가전 반출이 추가되고, 전원 용량이 모자라 증설이 필요해집니다. 그래서 설치비 항의는 업체가 금액을 올려서가 아니라, 광고 금액이 어떤 조건에서 나온 값인지를 고객이 모른 채 계약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성수기 문제도 같은 자리에서 갈립니다. 여름 두세 달에 수요가 몰리면 기사 일정과 인건비가 달라져 실제로 다른 금액을 받게 되는데, 광고에는 비수기 기준 금액만 걸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수기 가격이 다르다면 다르다는 사실만 적어서는 부족하고, 언제부터 언제까지 적용되는 금액인지, 어느 지역과 어느 품목에 적용되는지, 벽걸이와 스탠드와 시스템에어컨 중 무엇을 기준으로 한 금액인지를 함께 적으셔야 합니다. 기간 조건 없이 금액 하나만 걸어 두고 성수기에 다른 금액을 청구하면 그 광고는 조건을 빠뜨린 표시가 됩니다. 법으로 걸리는 지점은 분명합니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는 거짓·과장 광고뿐 아니라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해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드는 기만적 광고도 금지합니다. 표준 설치의 범위와 추가 자재 조건, 성수기 적용 기간처럼 금액을 실제로 가르는 사실을 적지 않거나 알아보기 어렵게 두면 문구 자체가 거짓이 아니어도 문제가 됩니다. 최저가 표기는 더 위험합니다. 같은 법 제5조 제1항은 사업자가 자기 표시·광고 중 사실과 관련한 사항을 실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정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실증자료 제출을 요청하면 요청받은 날부터 15일 안에 제출해야 하며 내지 않은 채 계속 광고하면 광고 중지를 명할 수 있습니다. 업계 최저가라고 쓰시려면 비교 대상 업체의 범위와 조사 시점, 비교한 조건이 같다는 자료를 그 시점에 이미 갖고 계셔야 합니다. 집행 주체는 공정거래위원회이고 책임은 광고를 낸 업체에 돌아갑니다. 그래서 낮은 금액을 앞세워 문의를 받고 현장에서 자재비를 붙이는 방식은 권하지 않습니다. 조건을 어떻게 배치하거나 어떤 표현으로 바꾸면 눈에 덜 띄는지 같은 표기 우회 방법은 안내하지 않겠습니다. 설치 업종은 후기와 소개로 문의가 들어오는 구조여서 현장 항의가 그대로 검색 결과에 남습니다. 대신 이렇게 정리하십시오. 첫째, 표준 설치에 포함되는 범위를 항목으로 정의해 광고 랜딩에 고정하십시오. 배관 길이 몇 미터까지, 타공 몇 회, 실외기 거치 방식은 어디까지가 기본인지를 숫자로 적으시면 됩니다. 둘째, 그 범위를 넘는 항목의 단가표를 함께 거십시오. 배관 1미터당, 앵글 1조당, 사다리차 1회당, 철거와 폐가전 반출 1대당처럼 단위를 붙여 적으시면 현장에서 붙는 금액이 사후 통보가 아니라 사전 공지가 됩니다. 셋째, 성수기 금액은 적용 기간을 날짜로 적어 별도 줄로 두십시오. 넷째, 계약 전에 설치 위치와 실외기 자리, 배관 경로를 찍은 사진을 받아 확정 견적을 내고 동의를 받은 다음 방문하는 절차를 만드십시오. 다만 냉매 회수와 폐가전 처리에 사업자가 지는 의무의 범위, 전원 증설이 전기공사업 등록이 필요한 작업에 해당하는지는 이번 확인 범위에서 조문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한국냉동공조안전관리원과 관할 시·군·구 환경 담당 부서, 관할 시·도 전기 담당 부서에 각각 직접 확인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