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웹툰학원에서 수강생 작품만큼 설득력 있는 홍보 소재가 없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커리큘럼 설명 열 줄보다 수강 전후 그림 두 장이 더 잘 먹히고, 이 업종에서 실제로 문의를 만드는 것도 그 화면입니다. 그러니 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드리려는 게 아니고, 그 작품의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부터 정확히 짚고 시작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강생이 그린 그림의 저작권은 수강생에게 있습니다. 저작권법 제10조는 저작자가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을 가진다고 정하고 있고, 학원이 과제를 내고 첨삭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권리가 학원으로 넘어오지는 않습니다. 수강료를 받았다는 것도 권리 이전의 근거가 아닙니다. 그래서 이 업종의 홍보는 학원이 자기 자산을 쓰는 일이 아니라 남의 저작물을 허락받아 쓰는 일이고, 허락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가 전부를 가릅니다. 범위가 왜 중요한지는 조문에 그대로 나와 있습니다. 저작권법 제46조는 저작재산권자가 다른 사람에게 이용을 허락할 수 있고, 허락을 받은 자는 허락받은 이용 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 그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뒤집으면 허락받지 않은 방법으로 쓰는 것은 허락이 있어도 이용 범위를 벗어난다는 뜻입니다. 수강생이 '학원 인스타에 올리셔도 돼요'라고 구두로 말한 것을 근거로 지하철 광고와 입시설명회 인쇄물, 유튜브 썸네일까지 쓰는 일이 이 업종에서 실제로 자주 생기고, 그중 상당수가 수강생이 데뷔한 뒤에 문제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동의서에는 다섯 항목을 특정해 적어 두셔야 합니다. 첫째 쓸 매체입니다.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블로그, 전단, 옥외, 유튜브, 제휴 매체를 각각 적습니다. 둘째 기간입니다. '무기한'으로 두면 동의 자체가 흔들릴 수 있으니 연 단위로 정하고 갱신 방식을 함께 적습니다. 셋째 가공 범위입니다. 자르기, 색 보정, 문구 얹기, 다른 그림과 합성, 일부만 확대하는 것까지 어디까지 허락받았는지 적습니다. 넷째 이름 표기 방식입니다. 실명인지 필명인지 익명인지, 기수만 적을지를 정합니다. 다섯째 철회 방법입니다. 수강생이 나중에 내려 달라고 했을 때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요청하고 며칠 안에 내리는지를 적어 두면, 데뷔 후 요청이 왔을 때 다툼이 되지 않습니다. 이름과 가공을 따로 적으라고 말씀드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작인격권은 저작재산권과 별개로 남아 있고, 저작권법 제11조부터 제13조까지의 권리에는 이름을 표시할 권리와 저작물의 원형을 유지할 권리가 포함됩니다. 이용 허락을 받아 재산권 쪽을 해결했더라도 작가 이름을 빼거나 그림을 임의로 잘라 붙이면 그와 별개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미성년 수강생은 한 단계가 더 붙습니다. 민법 제5조는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할 때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용 허락은 법률행위이므로, 중고등학생 수강생의 서명만 받아 둔 동의서는 근거로 삼기 불안정합니다. 학생 본인 서명과 보호자 서명을 같은 양식에 나란히 받아 두시고, 보호자 연락처와 동의 날짜까지 남겨 두십시오. 참고로 이 동의는 얼굴 사진이나 이름을 쓰는 초상·개인정보 동의와 다른 항목입니다. 작품 동의를 받았다고 사진 동의가 함께 해결되지 않으니 두 장을 따로 받으셔야 합니다. 합격과 데뷔 실적은 또 다른 층입니다. 이쪽은 저작권이 아니라 표시광고법이 보는 사실 진술이라,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라 광고 시점에 근거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플랫폼 연재 계약서나 공모전 수상 발표, 학교 합격 발표처럼 제3자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실적별로 묶어 두시고, 재수강생이나 단기 특강만 들은 수강생을 우리 학원 출신으로 묶어 세는 방식은 쓰지 않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실적을 크게 보이게 세는 요령은 여기서 다루지 않겠습니다. 이 업종은 데뷔한 작가 본인과 팬층이 실적 표기를 직접 확인하는 구조라서, 부풀린 숫자가 드러나는 경로가 심사기관이 아니라 커뮤니티입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도 말씀드립니다. 수강 신청서나 약관에 넣는 포괄 동의 조항이 유효한지, 학원 과제로 제작한 작품이 업무상저작물로 인정될 여지가 있는지는 이번 확인 범위에서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포괄 조항 하나로 해결하려 하지 마시고 작품별 동의서를 받아 두시고, 판단이 필요한 사안은 한국저작권위원회 상담 창구에 계약 문안을 들고 확인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