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먼저 근거가 되는 법부터 바로잡겠습니다. 강사의 학력과 경력을 게시하도록 정한 규정은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서 나오는데, 그 법은 교습과정을 운영하는 학원과 교습소를 대상으로 합니다. 번역회사는 교습기관이 아니어서 그 규정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번역회사의 광고 표기를 실제로 규율하는 법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입니다. 이 구분을 먼저 잡아 두셔야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가 정리됩니다. 기준이 되는 조문은 두 개입니다. 같은 법 제3조 제1항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를 금지하면서, 거짓·과장, 기만, 부당한 비교, 비방 네 가지 유형을 두고 있습니다. 제5조는 사업자가 자기 광고 중 사실과 관련한 사항을 실증할 수 있어야 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자료를 요청하면 요청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실증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광고 문구 하나하나에 대해 지금 당장 내놓을 수 있는 서류가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원어민 감수부터 보겠습니다. 실증해야 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감수자가 실제로 해당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인지입니다. 국적과 성장·교육 이력, 근무 계약서나 용역 계약서가 자료가 됩니다. 다른 하나는 범위입니다. 모든 번역물을 원어민이 감수한다고 쓰셨다면 실제로 전 건에 감수가 들어가야 하고, 감수 이력이 남는 작업 기록이 필요합니다. 특정 언어나 특정 상품에만 감수가 붙는다면 그 조건을 문구 안에 함께 적으셔야 합니다. 조건을 빼고 전부인 것처럼 쓰는 형태가 제3조의 기만적 광고로 다뤄지는 대표적인 유형입니다. 번역가 경력은 개인 단위로 증빙을 갖추셔야 합니다. 경력 연수, 전공과 학위, 주요 납품 분야를 쓰신다면 졸업증명서, 경력증명서, 계약서나 발주서 사본을 번역가별 폴더로 묶어 두십시오. 프리랜서 풀을 두고 계신 경우에는 그 사람이 실제로 투입되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명단에만 있고 배정되지 않는 번역가의 이력을 대표 경력처럼 쓰시면 위험합니다. 경력 표기가 실제로 제재되는 영역이라는 점은 사례로도 확인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3년 12월 입시학원과 출판사 9개사의 부당한 표시·광고 19건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8억 3천만원을 부과했고, 그중 큰 축이 집필진 경력을 사실과 다르게 표기한 행위였습니다. 자격 표기도 주의하실 부분입니다. 번역은 국가자격이 아니어서 시중의 번역 관련 자격은 자격기본법상 민간자격입니다. 민간자격은 주무부장관에게 등록한 등록자격과 공인을 받은 공인자격으로 나뉘고, 공인자격이 아닌데 국가공인이라고 적으시면 거짓 표시가 됩니다. 자격의 공인 여부는 민간자격정보서비스에서 자격명으로 조회해 확인하십시오. 마지막은 사람 정보입니다. 번역가의 이름, 사진, 학력, 경력을 회사 소개 페이지에 올리시는 것은 개인정보 처리입니다. 홍보 목적 처리에 대한 동의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22조에 따라 다른 동의와 구분해 별도로 받으셔야 하고, 계약이 끝난 번역가의 프로필은 내리셔야 합니다. 고객사 이름이나 번역물 샘플을 실적으로 쓰실 때는 비밀유지 계약에 공개 금지 조항이 있는지 계약서를 먼저 확인하십시오. 판단이 애매한 문구는 공정거래위원회 상담(1670-0007)에서 문구 그대로 물어보시는 것이 빠릅니다. 마지막으로 정리 방식을 하나 권해 드리겠습니다. 홈페이지와 제안서에 들어간 문장을 그대로 한 줄씩 뽑아 표로 만드시고, 각 문장 옆에 근거 서류의 파일명과 보관 위치를 적어 두십시오. 원어민 감수 문구 옆에는 감수자 계약서와 감수 기록, 경력 문구 옆에는 경력증명서와 발주서, 자격 문구 옆에는 자격 등록·공인 조회 화면이 붙습니다. 근거 칸이 비는 문장이 나오면 그 문장이 바로 손보셔야 할 문장입니다. 이 표 하나가 실증 요청이 왔을 때 15일을 버티게 해 주고, 평소에는 광고 문구를 고칠 때 무엇을 함께 바꿔야 하는지 알려 주는 기준이 됩니다. 번역·통역업을 등록이나 자격 같은 진입규제로 직접 규율하는 개별 법령이 있는지는 이번에 확인하지 못했으니, 업종 규제가 걸리는 사안이라면 관할 시·군·구청 지역경제 담당 부서에 함께 문의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