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권리를 층으로 나눠 잡으셔야 합니다. 오디오북 한 편에는 최소 세 겹의 권리가 겹쳐 있고, 한 겹만 빠져도 유통을 멈춰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순서대로 정리하겠습니다. 첫 겹은 원저작물의 저작재산권입니다. 낭독을 녹음하는 순간 유형물에 고정하는 복제가 일어나고, 그 음원을 플랫폼에 올리면 공중송신에 해당합니다. 파일이나 시디로 판매하면 배포도 걸립니다. 그래서 계약서에서 받아 두셔야 할 권리는 복제권과 배포권, 전송을 포함한 공중송신권입니다. 여기에 2차적저작물작성권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남는데, 원문을 그대로 읽는 낭독이 복제에 그치는지 2차적저작물 작성에 해당하는지를 정면으로 정리한 공식 해석을 이번에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실무에서 안전한 방향은 분명합니다. 축약이나 각색, 문장 손질, 극화가 조금이라도 들어갈 계획이라면 저작권법 제22조의 2차적저작물작성권을 계약서에 명시적으로 함께 받아 두시는 것입니다. 둘째 겹은 저작인격권입니다. 저작자의 동일성유지권이 있으므로 임의로 문장을 줄이거나 현대어로 고쳐 읽는 편집은 허락 범위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성명표시권도 있어서 저작자와 번역자의 이름을 음원 도입부나 상품 정보에 표시하셔야 합니다. 계약서에 편집 허용 범위를 문장 단위로 적어 두시면 뒤에 다툴 일이 줄어듭니다. 셋째 겹은 저작인접권입니다. 낭독한 성우는 실연자로서 자기 실연에 대한 복제권과 배포권, 전송권을 가집니다. 저작인접권은 실연을 한 때 또는 음반을 발행한 때부터 70년간 보호됩니다. 그래서 성우 계약에는 이용 매체와 플랫폼 범위, 기간, 지역, 독점 여부, 재유통과 해외 유통 허용 여부, 추가 이용 시 정산 방식을 적어 두셔야 합니다. 배경음악과 효과음을 쓰신다면 음악저작권과 음반 저작인접권이 또 별도로 붙고, 표지 이미지도 미술저작물로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번역서는 겹이 하나 더 늘어납니다. 번역물은 2차적저작물이라 번역자에게 별도의 저작권이 있고, 원저작자의 권리도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두 쪽 모두에게서 허락을 받으셔야 하고, 원저작자 쪽은 해외 에이전시를 거치는 경우가 많아 시간이 걸립니다. 권리자를 어디서 확인하시는지도 적어 두겠습니다. 먼저 책의 판권면에서 저작권자와 출판사를 확인하시고, 출판사에 오디오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지 문의하십시오. 출판계약에 따라 오디오 권리가 저자에게 남아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출판사와만 계약하면 비는 부분이 생깁니다. 등록 여부와 권리자 정보는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 등록부와 권리자찾기 정보시스템에서 조회하실 수 있습니다. 보호기간이 끝난 작품은 허락 없이 쓰실 수 있는데, 저작재산권은 원칙적으로 저작자 생존 기간과 사망 후 70년간 존속합니다. 번역본은 번역자 기준으로 따로 계산하셔야 하니 원작이 만료됐다고 번역본까지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상당한 노력을 다해도 저작재산권자나 그 거소를 알 수 없는 공표 저작물은 저작권법 제50조의 법정허락 제도를 쓰실 수 있고,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상당한 노력 절차를 대행합니다. 허락 없이 올린 경우의 무게도 짚겠습니다.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은 저작재산권을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포, 대여, 2차적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병과할 수 있게 합니다. 제140조는 침해를 원칙적으로 친고죄로 두면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거나 상습적인 경우를 예외로 빼 두었는데, 유료 유통이나 광고 수익이 붙는 낭독물은 이 예외 구간입니다. 이 조문들은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안내로 대조했습니다. 한 가지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허락 없이 낭독물을 올리면서 적발이나 신고를 피하는 방법, 예를 들어 제목을 바꾸거나 분량을 쪼개는 식의 운영은 여기서 설명하지 않습니다. 영리 목적 침해는 고소가 없어도 수사가 가능한 쪽이고, 그런 처리는 적발됐을 때 고의를 보여주는 자료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