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권하지 않습니다.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는 문장은 줄눈 재료의 성능을 말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사장님이 통제할 수 없는 사용 환경까지 책임지겠다는 약속으로 읽힙니다. 구조부터 사실대로 짚겠습니다. 곰팡이는 줄눈을 먹고 자라지 않습니다. 곰팡이에 필요한 것은 습기와 온도와 영양원이고, 욕실에서 영양원이 되는 것은 비누때와 피지와 샴푸 잔여물입니다. 시멘트 줄눈은 다공성이라 이 오염이 안으로 스며들어 표면을 닦아도 검은 자국이 남습니다. 에폭시 줄눈은 흡수율이 낮아 안으로 스며드는 양이 확연히 줄어듭니다. 여기까지는 사실이고 광고에 쓰셔도 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오염층이 줄눈 표면 위에 쌓이면 곰팡이는 그 층에서 자랍니다. 게다가 욕실에서 곰팡이가 가장 먼저 올라오는 자리는 줄눈이 아니라 벽과 욕조, 세면대 경계의 실리콘 코킹입니다. 실리콘은 줄눈 시공 범위와 다르고 수명도 훨씬 짧습니다. 환기가 되지 않는 욕실이면 어떤 재료를 써도 결과는 비슷해집니다. 그래서 이 문장은 실증이 되지 않습니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5조는 사실과 관련한 광고 내용을 사업자가 실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정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요청하면 요청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자료를 내도록 합니다. 환기 습관과 사용 방식이 집집마다 다른 항목을 두고 생기지 않는다고 단정하면, 요청이 왔을 때 낼 수 있는 자료가 없습니다. 제3조 제1항의 거짓·과장 표시·광고에 해당하면 제9조의 과징금과 제17조의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천만원 이하 벌금이 따라옵니다. 더 앞에서 걸리는 규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항균이나 곰팡이 방지 같은 표현입니다.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은 살생물제품을 승인 대상으로 두고 있고, 2025년 7월 1일부터 승인받지 않은 살생물제품의 판매·유통이 금지되면서 살균·항균 효과를 사실과 다르게 알리는 광고도 규제 대상이 되었습니다. 줄눈재에 항균 성분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고 적으시면 표시광고법 이전에 이쪽에 먼저 걸릴 수 있습니다. 쓰시려면 자재 제조사에 승인 여부와 표시 가능한 문구를 서면으로 받아 두시고, 생활환경안전정보시스템 초록누리에서 제품을 직접 조회해 보시기 바랍니다. 실제 분쟁은 광고가 아니라 재시공에서 터집니다. 반년 뒤 곰팡이가 올라오면 고객은 광고 문구를 근거로 무상 재시공을 요구합니다. 줄눈 시공의 법정 하자담보책임 기간은 이번에 확정하지 못했으니 지어내지 않겠습니다. 대신 보증서에 세 가지를 명시하십시오. 보증 기간, 보증 대상(줄눈 자체의 박리·균열·변색인지), 제외 사유(실리콘 코킹, 환기 부족으로 인한 표면 오염, 청소용 화학제품에 의한 손상)입니다. 문의 단계에서 미리 남겨 두실 것도 있습니다. 상담 때 욕실 창이나 환풍기 상태, 하루 사용 인원, 기존 곰팡이가 어디까지 번졌는지를 물어 기록으로 남기십시오. 시공 전 사진과 함께 두면 나중에 재시공 요구가 들어왔을 때 원인이 줄눈인지 사용 환경인지 가릴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자료가 됩니다. 기존 줄눈 위에 덧시공하시는 경우라면 하부에 이미 번진 곰팡이가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상담에서 먼저 말씀드리고 확인 서명을 받아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말로만 설명하고 넘어간 부분은 분쟁이 시작되면 없었던 설명이 됩니다. 쓰실 수 있는 표기는 이렇습니다. 에폭시 줄눈은 흡수율이 낮아 시멘트 줄눈보다 오염이 안으로 스며드는 양이 적다는 사실, 그래도 표면 청소와 환기가 필요하다는 안내, 실리콘 코킹은 별도 주기로 교체해야 한다는 설명, 보증 범위 세 줄입니다. 제재를 피하면서 같은 인상만 남기는 문구 설계법은 여기서 다루지 않겠습니다. 기만 여부는 문장 하나가 아니라 고객이 받는 전체 인상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실효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