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쓰실 수 있습니다. 다만 절감률은 제품의 성능값이 아니라 비교 계산의 결과값이라, 무엇과 무엇을 비교해 나온 숫자인지를 같이 적지 않으면 그 순간 실증 대상이 됩니다. 그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부터 보겠습니다. ERP 도입 후 비용이 30퍼센트 줄었다는 문장에는 최소 네 개의 선택이 숨어 있습니다. 첫째 기준 시점을 도입 직전 1년으로 잡을지 도입 3년 전 평균으로 잡을지입니다. 둘째 비교 범위에 무엇을 넣을지입니다. 수작업 인건비만 넣을 수도 있고 라이선스와 유지보수비, 재고 유지비, 결산 지연으로 생긴 기회비용까지 넣을 수도 있습니다. 셋째 구축비와 교육·데이터 이관 비용을 차감했는지입니다. 넷째 같은 기간에 있었던 인원 변동이나 매출 변화처럼 ERP와 무관한 원인을 어떻게 분리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를 어떻게 고르느냐에 따라 같은 프로젝트에서 12퍼센트도 나오고 40퍼센트도 나옵니다. 그래서 이 업종에서는 숫자 자체보다 조건 표기가 실무의 핵심이 됩니다.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같은 기간에 함께 일어난 인원 변동이나 공정 개선, 외주 전환도 같은 비용 항목을 움직이기 때문에, ERP 단독 기여분을 떼어내려면 어떤 방법으로 분리했는지까지 남겨 두셔야 합니다. 분리 방법을 적지 않은 절감률은 실증 요청이 왔을 때 내놓을 자료가 없습니다. 법적 위치는 표시광고법 제5조입니다. 사업자는 자기가 한 표시·광고 중 사실과 관련한 사항을 실증할 수 있어야 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요청하면 요청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실증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2026년 9월 3일 시행된 실증 운영고시 개정본은 성능·효능·품질처럼 구매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표현을 실증 대상 예시로 넓혔고, 제출기한 연장 사유를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으로 좁히면서 연장 가능 기간도 15일 이내로 줄였습니다. 광고를 먼저 걸고 자료를 나중에 만드는 순서로는 맞출 수 없는 기한입니다. 실증하지 못하면 제3조 제1항의 거짓·과장 표시·광고가 되고, 제17조의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천만원 이하 벌금, 제9조의 매출액 100분의 2 이내 과징금 구간으로 넘어갑니다. 고객사 사례를 근거로 쓰실 때 한 가지가 더 붙습니다. 도입 기업 담당자의 발언이나 인터뷰, 도입 후기를 광고에 실으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이 적용됩니다. 이 지침은 광고주와 추천인 사이에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으면 소비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위치에 그 사실을 공개하도록 하고, 추천 내용이 실제 경험에 근거해야 한다고 봅니다. 무상 구축이나 비용 할인, 사례 사용료 같은 대가가 오갔다면 그 사실을 사례 자료의 앞쪽에 적으셔야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하실 일은 숫자 옆에 조건 여섯 줄을 붙이시는 것입니다. 첫째 어느 기업의 어떤 규모인지입니다. 이름을 밝히기 어려우면 업종과 사용자 수, 매출 구간으로 대신하십시오. 둘째 비교 기준 시점과 측정 기간입니다. 셋째 비교에 넣은 비용 항목과 뺀 항목입니다. 넷째 구축 비용 차감 여부입니다. 다섯째 그 수치를 누가 산출했고 고객사가 확인했는지입니다. 여섯째 이 결과가 모든 기업에서 같게 나오지 않는다는 단서입니다. 산출 근거는 원본 데이터와 계산식이 함께 들어간 파일로 남기시고 고객사 담당자의 서면 확인을 받아 두시면, 공정위 요청이 왔을 때 그 파일이 그대로 실증자료가 됩니다. 사례가 여러 건이시면 평균과 범위를 함께 적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도입 기업 여덟 곳의 절감률이 12퍼센트에서 34퍼센트 사이였고 중간값이 21퍼센트였다는 식으로 쓰시면, 숫자가 작아 보여도 검증 요청에 그대로 대응하실 수 있고 영업 현장에서 과한 기대가 생기는 일도 줄어듭니다. 한 가지는 권하지 않겠습니다. 조건을 본문에서 빼고 각주나 별도 페이지로 밀어 두는 방식, 여러 사례 중 가장 잘 나온 하나만 대표값처럼 쓰는 방식은 숫자 자체가 사실이어도 기만적 표시·광고 쪽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ERP·SI 업종의 절감률 표현을 직접 제재한 공정위 의결 사례는 이번에 확정하지 못했으니 단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선례가 필요하시면 공정거래위원회 누리집의 의결서 검색에서 표시광고법 사건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