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먼저 이런 문구가 왜 자꾸 만들어지는지부터 사실대로 인정하겠습니다. 수제 천연비누를 찾아오는 손님 상당수가 피부가 예민해서 옵니다. 상담 중에 아토피 이야기가 먼저 나오고, 다시 사 가는 분들이 후기에 그 단어를 그대로 적습니다. 그러니 사장님 입장에서는 지어낸 말이 아니라 손님이 한 말을 옮기는 것처럼 느껴지고, 그 문장이 가장 잘 팔리는 문장이기도 합니다. 구조가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구는 쓰실 수 없습니다. 이유가 분위기가 아니라 법입니다. 화장비누는 2019년 12월 31일부터 공산품이 아니라 화장품으로 분류가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사장님 비누에는 화장품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화장품법 제13조는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기능성화장품이 아닌 것을 기능성화장품으로 잘못 인식하게 하는 표시·광고, 사실과 다르게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인식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식약처는 아토피를 가려움을 주증세로 하는 피부 질환으로 보고, 그 질환에 직접 효과가 있다는 표현을 의약품 오인 표현으로 관리합니다. 아토피의 치료나 경감, 예방으로 읽히게 하는 문구는 여드름 치료, 탈모 방지, 셀룰라이트 개선 등과 함께 금지 표현으로 묶여 있습니다. 좋다는 말이 치료라는 단어보다 약해 보여도 결과는 같습니다. 실증도 같이 걸립니다. 화장품법 제14조는 영업자가 자기가 한 표시·광고 중 사실과 관련한 사항을 실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정하고, 식약처장이 요청하면 요청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실증자료를 제출하도록 합니다. 중지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따르고 두 형은 함께 부과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손님 후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경우에도 그 지면은 사업자가 한 광고로 봅니다. 후기 캡처를 상세페이지 본문에 올리면 사장님이 직접 쓴 문구와 같은 취급을 받습니다. 등록 문제도 짚어 두겠습니다. 화장비누를 직접 만들어 유통·판매하시려면 화장품제조업과 화장품책임판매업을 둘 다 등록해야 하고 책임판매관리자를 두어야 합니다. 수업에서 만들거나 본인이 쓰려고, 또는 답례품으로 소량 만드는 경우는 여기서 제외되는 것으로 안내되고 있습니다. 등록 없이 만들어 블로그나 공방에서 판매하다 적발되면 행정처분에 더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따른다는 안내도 함께 나와 있습니다. 광고 문구를 고치기 전에 이 층부터 확인하시는 편이 순서가 맞습니다. 그러면 무엇을 적을 수 있는지로 넘어가겠습니다. 첫째 질환명을 뺀 사용 대상 표현으로 바꾸십시오. 건조해지기 쉬운 피부, 예민한 피부처럼 화장품 범위 안의 말은 남습니다. 둘째 전성분과 배합 목적을 공개하십시오. 무엇이 들었는지를 그대로 보여 주는 편이 효능을 주장하는 것보다 이 업종에서는 더 잘 작동합니다. 셋째 실증자료를 갖춘 표현만 씁니다. 여드름성 피부에 사용하기 적합하다거나 항균처럼 인체적용시험 등 객관적 자료로 입증한 경우에만 허용되는 표현들이 있으니, 자료 없이 가져다 쓰지 마십시오. 넷째 후기는 원문 인용 대신 사용감과 향처럼 효능이 아닌 항목만 남기십시오. 표현을 정리하실 때는 식약처 화장품 표시·광고 관리 지침의 금지 표현과 실증 대상 표현 목록으로 한 줄씩 대조하시면 됩니다. 지면 정리 순서도 적어 두겠습니다. 상세페이지 본문만 고치고 끝내시면 대개 남습니다. 상품명과 옵션명, 썸네일 이미지 안의 글자, 블로그 글, 인스타그램 게시글과 해시태그, 그리고 오프라인 매대의 팝업과 명함까지 같은 단어가 퍼져 있습니다. 이미지 안에 박힌 문구는 검색으로 찾기 어려우니 제품별로 이미지 원본 파일을 한 번씩 열어 확인하시는 편이 확실합니다. 한 곳이라도 남아 있으면 그 화면이 그대로 증거가 됩니다. 한 가지는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기능성화장품 범위에서 아토피 관련 항목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는 개정 경과가 엇갈려 이번에 확인하지 못했으니, 식약처 화장품정책과 자료와 화장품 표시·광고 관리 지침 최신판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