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먼저 이 문구가 완전한 거짓은 아니라는 점부터 인정하고 시작하겠습니다. 학습 시간과 시작 수준, 도달 목표를 고정하면 3개월 안에 실제로 넘는 구간이 있습니다. 스페인어는 한국어 화자에게 철자와 발음의 대응이 규칙적인 편이라 초급 구간 진입이 빠르다는 것도 현장에서 확인되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사장님이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신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회화가 된다는 말의 기준이 광고 안에 없다는 점입니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5조는 사업자가 자기 광고 중 사실과 관련한 사항을 실증할 수 있어야 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요청하면 요청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자료를 내도록 합니다. 그런데 회화가 된다는 상태를 정의해 두지 않으면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조차 정해지지 않습니다. 실증할 수 없는 문장은 지키기도 어렵고, 수강생과 다툴 때 학원이 가진 근거가 하나도 없는 상태가 됩니다. 같은 법 제3조 제1항은 거짓·과장과 기만적인 표시·광고를 금지하고, 제9조는 매출액의 100분의 2를 넘지 않는 범위의 과징금을, 제17조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정합니다. 학원법 제17조 제1항 제9호는 학습자 모집 시 과대 또는 거짓 광고를 행정처분 사유로 정해, 교육감이 등록말소나 1년 이내의 교습정지를 명할 수 있습니다. 두 절차는 별개라 함께 올 수 있습니다. 성과를 앞세운 사교육 광고가 실제로 제재된 사례도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3년 12월 10일 사교육 부당 표시·광고 19건에 시정명령과 공표명령, 과징금 총 18억 3천만원을 부과했고, 그 유형에 성적 향상도와 실적을 근거 없이 내세운 행위가 들어 있었습니다. 주관적인 설문 결과만으로 향상 1위를 내세우거나 수강생 수를 중복 집계한 형태가 문제가 됐습니다. 기간과 성과를 묶은 문구도 같은 성격의 주장입니다. 실무에서 더 먼저 오는 것은 환불 요구입니다. 3개월이라고 보고 등록한 수강생이 기대에 못 미치면 광고 문구를 근거로 전액 환불을 요구합니다. 학원 교습비등의 반환은 학원법 제18조와 시행령이 정한 기준에 따라 경과한 교습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하므로 전액 환불의 근거가 되지는 않지만, 광고가 계약 내용이 됐다는 주장으로 넘어가면 소비자분쟁 단계로 갑니다. 그 단계에서 학원이 내놓을 자료가 없으면 시간과 평판을 함께 잃습니다. 그래서 이 문구는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다만 숫자를 버리시라는 뜻은 아니고, 문장에 기준을 붙이시면 그대로 쓰실 수 있습니다. 첫째, 도달 상태를 외부 척도나 기능 목록으로 정의하십시오. 유럽공통참조기준의 A1이나 A2, DELE 초급 같은 등급을 쓰시거나, 자기소개와 주문, 길 묻기, 예약 변경처럼 할 수 있는 일을 목록으로 적으시면 됩니다. 둘째, 전제를 함께 적으십시오. 시작 수준이 무학습자인지, 주당 수업이 몇 회 몇 분인지, 권장 자습 시간이 얼마인지가 빠지면 같은 3개월이 사람마다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셋째, 실적으로 적으실 때는 기간과 표본을 밝히십시오.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과정을 수료한 몇 명 중 몇 명이 어떤 평가를 통과했다는 형태입니다. 넷째, 이 전제들을 본문과 같은 화면, 같은 크기로 적으십시오. 작은 글씨로 밀어 넣어 조건을 갖춘 모양만 만드는 방식은 여기서 다루지 않겠습니다. 후기를 쓰실 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시면 됩니다. 3개월 만에 말이 트였다는 후기는 그 사람의 시작 수준과 학습 시간을 함께 적어야 다른 수강생의 기대가 어긋나지 않습니다. 원어민 강사 표기나 현지 체류 경력은 별도의 실증 축이니 그 증빙도 따로 챙겨 두십시오. 기간 대신 커리큘럼으로 약속하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12주 과정이 끝났을 때 할 수 있게 되는 일을 목록으로 걸고 미달 시 재수강 기준을 명시하시면, 약속은 지킬 수 있는 크기로 줄고 상담에서의 설득력은 오히려 올라갑니다. 한 가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어학원 성과 표현에 대한 시·도 교육청의 점검 기준은 조례와 지침마다 달라 이번에 확정하지 못했으니, 문구를 확정하시기 전에 관할 교육지원청 학원 담당 부서에 한 번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