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받지 않으시는 쪽입니다. 학습지는 계약을 맺는 사람과 수업을 받는 사람이 다른 업종이라 이 지점이 늘 흐려지는데, 법은 두 갈래로 사장님께 의무를 걸어 두었습니다. 첫째는 민법입니다. 민법 제5조는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할 때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동의 없이 한 행위는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학습지 회원 계약은 대금 지급 의무가 생기는 계약이라 권리만 얻는 행위가 아니고, 따라서 그대로 취소 대상이 됩니다. 학생이 서명했다는 사실은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둘째가 더 중요합니다. 학습지 계약은 대개 방문판매법상 계속거래에 해당합니다. 같은 법 제2조 제10호는 계속거래를 1개월 이상에 걸쳐 계속적으로 또는 부정기적으로 재화등을 공급하면서 중도해지 시 대금 환급 제한이나 위약금 약정이 있는 거래로 정의합니다. 매주 방문해 교재를 주고 중도해지에 위약금을 걸어 두었다면 여기에 들어갑니다. 그러면 제30조 제4항이 작동합니다. 이 조항은 계속거래업자등이 미성년자와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제7조 제3항을 준용하도록 하고, 제7조 제3항은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데 더해 동의를 받지 못하면 미성년자 본인이나 법정대리인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라고 요구합니다. 민법이 상대방에게 취소권을 주는 데서 그치는 반면, 방문판매법은 그 사실을 알릴 의무까지 사업자에게 직접 지웁니다. 계속거래에 해당하면 따라오는 것이 더 있습니다. 제30조 제1항은 계약 체결 전에 사업자 정보, 교재와 수업의 내용, 대금과 지급 시기, 거래 기간, 해지 방법과 효과, 피해 보상과 분쟁 처리, 약관까지 설명하도록 하고, 제2항은 그 내용을 적은 계약서를 발급하도록 합니다. 이 의무가 걸리는 기준은 대통령령상 금액 10만원과 기간 3개월이니, 몇 달짜리 학습지 계약은 사실상 대부분 걸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30조 제3항은 자동갱신 계약이라면 종료일 50일 전부터 20일 전 사이에 통지하라고 정합니다. 학습지는 별다른 말이 없으면 계속 이어지는 구조라 이 통지 누락이 분쟁의 출발점이 되는 일이 많습니다. 해지 이야기도 미리 정리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제31조는 계속거래 계약을 맺은 소비자가 계약기간 중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약관으로 몇 개월은 못 뺀다고 적어 두어도 그 조항이 이 규정을 넘지 못합니다. 해지를 막는 방향이 아니라 해지 절차를 짧고 명확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가셔야 민원이 줄어듭니다. 현장에서 할 일은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첫째, 계약 당사자를 보호자로 잡고 학생은 이용자로 적으십시오. 교사가 학생에게만 서명을 받아 오는 관행, 형제 추가나 과목 추가를 구두로 처리하는 관행이 나중에 그대로 돌아옵니다. 둘째, 보호자 본인 확인을 거친 동의를 회사 시스템에 남는 형태로 받으십시오. 교사 개인 휴대전화 문자로만 남긴 동의는 그 교사가 퇴사하면 사라집니다. 셋째, 남길 기록을 네 가지로 고정하십시오. 보호자 동의, 동의를 받은 날짜와 방법, 설명한 항목과 계약서를 전달한 사실, 해지 요청을 받은 날짜와 처리 결과입니다. 이미 학생 서명만 받아 둔 계약이 남아 있다면 지금이라도 정리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진행 중인 건을 뽑아 보호자 확인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없는 건은 보호자에게 계약 내용을 다시 설명한 뒤 동의를 새로 받아 기록으로 남기십시오. 이때 취소할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알리셔야 제7조 제3항의 고지 요건을 채웁니다. 나중에 한꺼번에 취소 요구가 들어오는 것보다, 먼저 연락해 정리하는 쪽이 회수 금액도 관계도 덜 깎입니다. 한 가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중도해지 시 청구할 수 있는 위약금의 산정 기준과, 계속거래 규정을 어겼을 때 붙는 시정조치나 과태료의 수준은 이번에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학습지 항목도 원문을 대조하지 못했습니다. 지어내지 않고 남기니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 원문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