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소분해서 판다는 이유만으로 단위가격 표시 의무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의무 여부는 무엇을 파느냐보다 어디서 파느냐로 먼저 갈립니다. 다만 의무가 아니어도 표시하는 편이 유리한 상황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 의무 갈래와 실익 갈래를 나눠서 보시는 게 정확합니다. 제도의 뼈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가격표시 의무의 근거는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제3조입니다. 이 조항이 주무부장관에게 가격 표시를 명할 권한을 주고, 그 위임을 받아 산업통상자원부가 가격표시제 실시요령이라는 고시를 두고 있습니다. 현행 고시는 산업통상자원부고시 제2025-51호이고 2025년 4월 7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고시는 판매가격 표시와 단위가격 표시를 나눠서 규정하는데, 두 의무의 대상 점포 범위가 다릅니다. 판매가격 표시는 매장면적 33제곱미터 이상인 51개 소매업종 점포가 대상이고, 특별시와 광역시 안에서는 17제곱미터 이상, 대규모점포 안의 소매점포는 면적과 무관하게 대상입니다. 반면 단위가격 표시의무 대상은 더 좁아서, 전통시장을 뺀 대규모점포 안의 소매점포와 준대규모점포 안의 소매점포입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쇼핑센터 안에 있지 않고 기업형 슈퍼마켓에도 해당하지 않는 동네 점포라면, 소분 판매를 하더라도 단위가격 표시 자체는 의무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품목도 정해져 있습니다. 모든 상품이 아니라 고시가 지정한 목록에 든 품목만 대상입니다. 2025년 4월 개정으로 이 목록이 기존 84개에서 114개로 늘었습니다. 가공식품 쪽에는 견과류와 부침가루, 즉석밥, 가공유 같은 품목이, 일용잡화 쪽에는 바디워시와 선크림, 물티슈 같은 품목이 새로 들어갔습니다. 표시 단위는 품목마다 달라서 100그램당, 100밀리리터당, 10그램당 같은 기준을 씁니다. 한 가지는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114개 품목의 전체 목록과 품목별 표시 단위를 고시 별표 원문으로 한 건씩 대조하지는 못했습니다. 취급하시는 품목이 목록에 들어 있는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가격표시제 실시요령을 검색해 별표를 직접 확인하시거나, 산업통상자원부 유통물류과 044-203-4384로 물어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온라인은 최근에 판이 바뀌었습니다. 오프라인에만 있던 단위가격 표시가 온라인몰로 넘어왔습니다. 대상은 연간 거래금액이 10조원 이상인 대규모 온라인쇼핑몰이고, 1년의 유예를 거쳐 2026년 4월 7일부터 시행되었으며 6개월의 시범운영과 계도기간이 함께 주어졌습니다. 지금 이 기준에 해당하는 곳으로는 쿠팡과 네이버플러스스토어가 거론됩니다. 제도의 취지는 묶음으로 팔면서 낱개보다 비싸게 받는 이른바 번들플레이션을 막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표시 의무를 지는 주체가 몰이라는 것입니다. 다만 몰이 단위가격을 계산하려면 판매자가 올린 중량과 용량 정보가 정확해야 하므로, 입점 판매자 입장에서는 상품정보의 총 내용량과 개당 중량, 구성 수량을 정확히 채워 넣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이 됩니다. 이 값이 비어 있거나 틀리면 단위가격이 엉뚱하게 계산돼 오히려 비싸 보이는 일이 생깁니다.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도 말씀드리겠습니다.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제29조에 따라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실제 지도와 단속은 시·군·구의 물가 담당 부서가 맡습니다. 대개 민생경제과나 지역경제과 아래 소비자유통 담당 팀이고, 내 점포가 대상인지 헷갈릴 때 가장 빨리 답을 얻을 수 있는 창구도 여기입니다. 점포 유형과 매장면적, 취급 품목 세 가지를 정리해서 물어보시면 바로 확인해 줍니다. 의무가 아니어도 표시를 권하는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 쿠팡은 2024년 7월 28일부터 아이템위너 선정 기준에 상품 단위가격 항목을 넣었습니다. 항목별 가중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총가격이 아니라 그램이나 밀리리터당 가격이 낮은 쪽이 이길 수 있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소분이나 묶음 구성으로 파는 상품이라면 단위가격이 노출 경쟁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반대로 유리하게 보이려고 중량을 실제보다 크게 적거나 단위가격을 계산할 때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반올림하면, 그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의 기만적인 표시·광고로 넘어갑니다. 어차피 계산식이 공개된 숫자라 소비자가 직접 검산할 수 있고, 그래서 금방 드러납니다. 정리하면 이렇게 움직이시면 됩니다. 첫째, 점포가 대규모점포나 준대규모점포 안에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여기에 해당하면 단위가격 표시는 의무입니다. 둘째, 취급 품목이 114개 목록에 있는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고시 별표에서 확인하십시오. 셋째, 애매하면 시·군·구 물가 담당 부서에 점포 유형과 품목을 대고 물어보십시오. 넷째, 온라인으로도 파신다면 의무 여부와 관계없이 상품정보의 중량과 용량을 정확히 채워 두십시오. 다섯째, 매대 라벨과 상세페이지의 단위가격이 실제 판매가와 어긋나지 않는지 정기적으로 대조하십시오. 소분 판매는 구성 중량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라벨을 한 번 만들어 두고 방치하면 그 시점부터 표시가 틀리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