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이 방식은 권하지 않습니다. 다만 되는지 안 되는지를 흐리지 않고,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부터 사실대로 말씀드린 뒤 왜 위험한지 순서대로 짚겠습니다. 먼저 구조를 인정하겠습니다. 정가를 실제로 팔 생각이 없는 높은 금액으로 걸어 두고 상시 할인처럼 파는 방식은 온라인 판매 현장에서 널리 쓰입니다. 할인율 숫자가 클릭률과 전환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사실이고, 기획전이나 쿠폰 노출 조건에 할인율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어 유인도 큽니다. 그래서 시장에 이 형태가 많다는 점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문제는 그 숫자가 소비자에게 이득의 크기로 읽힌다는 데 있습니다. 비교 대상이 허구면 이득도 허구가 됩니다. 법이 어디에서 걸리는지 보겠습니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거짓·과장의 표시·광고와 기만적인 표시·광고를 금지합니다. 같은 법 시행령 제3조는 거짓·과장을 사실과 다르게 표시하거나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려 표시하는 것으로, 기만을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방법으로 표시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여기에 기준을 구체화한 것이 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19-11호 부당한 표시·광고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입니다. 이 고시에서 종전거래가격은 같은 상품을 최근 상당기간 동안 실제로 판매하고 있던 사실이 있는 경우 그 기간에 붙인 가격을 말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최근 상당기간을 과거 20일 정도로 보고, 그 기간에 실거래가격이 변동했다면 변동된 가격 중 최저가격을 종전거래가격으로 봅니다. 한 번도 판 사실이 없는 금액은 이 정의상 종전거래가격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비교가격이 종전거래가격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종전거래가격 대비 현재 판매가격 외에도 희망소매가격 대비 현재 판매가격, 시가 대비 현재 판매가격, 타사가격 대비 자사의 현재 판매가격 같은 방식이 가능하다고 안내합니다. 다만 어떤 비교가격을 썼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소비자를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으면 그대로 위반입니다. 그리고 표시광고법 제5조에 따라 광고 속 사실 주장은 사업자가 실증할 수 있어야 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요청을 받으면 요청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실증자료를 내야 합니다. 자료를 내지 않은 채 광고를 계속하면 제출될 때까지 그 표시·광고의 중지를 명할 수 있습니다. 정가의 근거를 대지 못하면 그 순간 방어 수단이 사라집니다. 집행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영역이라는 점도 말씀드려야겠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할인율의 거짓·과장 표시광고에 대해 최근 3년간 8건의 직권조사를 해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했습니다. 2026년 5월 20일에는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온라인 쇼핑몰 가격할인 표시방식 개선 권고를 냈는데, 쿠팡·네이버·G마켓·11번가 4개사의 1,335개 상품을 조사한 결과 설 선물세트의 12.8퍼센트인 102개 상품이 할인 기간에 오히려 정가를 올려 할인율을 부풀렸고, 일부는 2배 이상, 최대 3배 이상 부풀린 사례까지 확인되었습니다. 시간제한 할인상품의 20.2퍼센트인 108개는 행사가 끝난 뒤에도 가격이 같거나 더 낮았습니다. 제재가 붙으면 표시광고법 제9조에 따라 관련 매출액의 100분의 2 이하, 매출액 산정이 곤란하면 5억원 이하의 과징금이, 제17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따라올 수 있습니다. 한 가지 확인하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정가 부풀리기 단독 사건에 어떤 가중과 감경이 적용되는지, 실제 부과 금액대가 어느 정도인지는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지어내지 않고 남기니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국이나 1372 소비자상담센터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정가를 잠깐 올려 두고 20일을 채운 다음 할인으로 돌리는 식의 시점 조작 절차는 여기서 다루지 않겠습니다. 그 방식이 바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설 선물세트 102개 상품에서 잡아낸 유형이고, 가격 변경 이력은 플랫폼과 가격비교 서비스에 그대로 남기 때문에 사후 추적도 쉽습니다. 형식만 갖춘 우회는 오히려 고의를 입증해 주는 자료가 됩니다. 대신 할 수 있는 것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첫째, 정가로 쓰려는 금액으로 실제 판매 기간을 확보하십시오. 신제품이라면 출시 초기에 정상가로 파는 구간을 두고 그 실거래 기록을 남기면 종전거래가격이 생깁니다. 둘째, 그게 어렵다면 비교 기준 자체를 바꾸십시오. 제조사 희망소매가격이나 공식판매처 실제 판매가격, 농수산물이라면 시가를 기준으로 쓰고 상세페이지에 무엇을 기준으로 한 비교인지 한 줄로 밝히십시오. 셋째, 할인율 대신 절대 금액이나 혜택으로 소구하십시오. 몇 퍼센트 할인보다 얼마 절약, 증정 구성, 무료배송이 실증 부담이 훨씬 가볍습니다. 넷째, 가격 변경 이력과 근거 자료를 캡처와 로그로 보관하십시오. 실증 요청은 15일 안에 답해야 하므로 사후에 만들 시간이 없습니다. 다섯째, 상세페이지에 정가의 유형과 개념을 적어 두십시오. 2026년 5월 권고의 첫 번째 항목이 바로 이것이고,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일반 할인가와 조건부 할인가를 구분해 표시하라는 요구도 함께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