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월 단가로 적는 표기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지금 말씀하신 구조, 그러니까 첫 화면에는 월 금액만 보이고 결제 단계에 가서야 1년치가 한 번에 빠지는 구조는 2025년 2월부터 이름이 붙어 금지된 유형입니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디까지는 그대로 쓰실 수 있는지 순서대로 정리하겠습니다. 먼저 왜 이렇게 적게 되는지는 인정하고 가겠습니다. 소비자가 화면에서 처음 보는 숫자가 12분의 1로 줄어들면 같은 상품이라도 문의와 결제가 확실히 늘어납니다. 연 십만원대 상품이 월 만원대로 보이는 것과 그대로 보이는 것은 체감이 전혀 다릅니다. 그래서 이 표기가 구독·교육·렌탈 쪽에서 표준처럼 쓰여 왔습니다. 문제는 소비자가 실제로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첫 화면의 숫자와 다르다는 지점에 있습니다. 지금의 규제는 이렇습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21조의2 제1항 제1호는 사이버몰에서 가격을 표시·광고하는 첫 화면에서 소비자가 그 재화 등을 구매·이용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총금액 중 일부 금액만 표시·광고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이 유형의 이름이 순차공개 가격책정입니다. 개정 전자상거래법과 시행령·시행규칙은 2025년 2월 14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연 결제만 가능한 상품인데 첫 화면에 월 금액만 적으면, 소비자가 반드시 내야 하는 총금액 중 일부만 보여 준 것이 되어 이 조항에 정면으로 닿습니다. 참고로 이 규제가 겨냥하는 다크패턴은 여섯 가지입니다. 숨은갱신, 순차공개 가격책정, 특정옵션의 사전선택, 잘못된 계층구조, 취소·탈퇴 등의 방해, 반복간섭이고, 숨은갱신은 제13조 제6항에, 나머지 다섯은 제21조의2 제1항 각 호에 들어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순차공개 가격책정에 대해 시행 초기 6개월의 계도기간을 두고 자진시정을 유도했는데, 계도기간은 규제를 면제한 것이 아니라 고칠 시간을 준 것이라 그 뒤로는 같은 행위가 그대로 제재 대상이 됩니다. 걸리는 법이 하나만이 아니라는 점도 말씀드려야겠습니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의 기만적인 표시·광고가 따로 붙습니다. 기만은 중요한 사실을 은폐하거나 누락하거나 축소해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드는 광고를 말합니다. 총 결제 금액과 약정 기간은 구매 판단을 좌우하는 중요한 사실이므로, 이것을 다른 화면으로 밀어 두거나 작은 글씨로 흘려 두면 기만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공정위는 기만적 표시·광고 심사지침을 개정해 2025년 10월 30일부터 시행하고 있고, 불리한 조건을 배경과 비슷한 색상이나 매우 작은 글씨로 표시하는 방식도 기만적 수단으로 봅니다. 월 금액은 크게, 연 총액은 회색 작은 글씨로 적는 흔한 레이아웃이 바로 이 대목에 걸립니다. 제재보다 먼저 오는 것은 환불 분쟁입니다. 전자상거래법 제17조 제1항은 소비자가 계약 내용에 관한 서면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청약철회를 할 수 있게 정하고, 서면보다 공급이 늦으면 공급받거나 공급이 시작된 날부터 7일로 계산합니다. 월 만원인 줄 알고 결제했다가 카드 명세서에서 십수만원을 본 고객은 거의 예외 없이 이 기간 안에 철회를 요구합니다. 여기서 총액 고지 화면과 동의 기록을 내놓지 못하면 사업자 쪽이 불리해지고, 환불이 몰리면 결제대행사 위험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는 단계까지 번집니다. 카드사 이의제기가 함께 들어오면 결제 취소 비율이 지표로 남아 다음 심사에서 계속 따라다닙니다. 광고 문구 한 줄에서 시작된 문제가 결제 인프라 쪽으로 넘어가는 구조라, 전환율로 얻은 것보다 잃는 쪽이 커지는 지점이 생각보다 빨리 옵니다. 그래서 이렇게 고치시면 됩니다. 첫째, 월 금액 바로 옆에 실제로 결제되는 총액과 결제 방식을 같은 크기의 글씨로 붙여 적으십시오. 월 12,900원, 연 154,800원 일시 결제처럼 한 줄에 같이 놓는 방식이면 충분합니다. 둘째, 약정 기간과 중도해지 시 정산 방식을 첫 화면에서 밝히십시오. 결제 후 안내가 아니라 결제 전 안내여야 합니다. 셋째, 결제 직전 화면에서 실제 청구 금액을 다시 확인시키고 그 화면과 동의 시각을 로그로 남기십시오. 분쟁이 생겼을 때 이 로그 하나가 결과를 가릅니다. 넷째, 가능하면 월 결제와 연 결제를 모두 제공해 소비자가 고르게 하십시오. 연 결제를 유지하고 싶으시면 연 결제 할인율을 내세우는 편이 월 단가만 크게 적는 것보다 안전하고 설득력도 높습니다. 한 가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순차공개 가격책정을 포함한 다크패턴 규정 위반에 붙는 과태료의 정확한 금액과 단계는 자료마다 달랐습니다. 5백만원 이하로 적은 자료가 있고 1차 100만원, 2차 200만원, 3차 500만원의 단계로 안내한 자료도 있어 어느 쪽이라고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정확한 금액이 필요하시면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거래 담당 부서나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우리 화면 구성을 보여 주고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