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촬영비를 전액 지급하셨더라도, 계약서에 저작재산권을 넘긴다는 조항이 없으면 그 사진의 저작권은 스튜디오 쪽에 남아 있습니다. 돈을 냈다는 사실은 촬영이라는 용역의 대가일 뿐이고 권리 이전과는 별개의 문제라서, 이 지점에서 어긋나는 분쟁이 계속 생깁니다. 왜 그렇게 되는지와 지금 무엇을 하실 수 있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하겠습니다. 먼저 법이 어떻게 짜여 있는지 보겠습니다. 저작권법 제10조 제2항은 저작권이 저작물을 창작한 때부터 발생하며 어떠한 절차나 형식의 이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등록을 하지 않아도, 계약서를 쓰지 않아도, 셔터를 누른 그 순간 권리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권리는 발주한 사람이 아니라 실제로 촬영한 사람에게 붙습니다. 스튜디오가 법인이고 소속 포토그래퍼가 업무로 찍은 것이라면 제9조의 업무상저작물에 해당해 계약이나 근무규칙에 다른 정함이 없는 한 그 법인이 저작자가 됩니다. 어느 경우든 발주처인 사장님 회사가 자동으로 저작자가 되는 길은 없습니다. 권리를 가져오는 방법은 양도뿐입니다. 저작권법 제45조 제1항은 저작재산권을 전부 또는 일부 양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2항에 중요한 함정이 있습니다. 저작재산권을 전부 양도하는 경우에도 특약이 없으면 2차적저작물을 작성하여 이용할 권리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컴퓨터프로그램은 반대로 추정됩니다). 즉 계약서에 저작재산권 일체를 양도한다고만 적어 두면, 받은 사진을 크롭하고 색을 바꾸고 다른 이미지와 합성해 배너를 만드는 작업은 여전히 다툼의 여지가 남습니다. 실무에서 상세페이지 사진을 광고 소재로 재가공하다가 문제가 되는 대목이 정확히 여기입니다. 현장에서 분쟁이 터지는 자리는 대체로 세 군데입니다. 첫째는 용도 확장입니다. 자사몰 상세페이지용으로 찍었는데 오픈마켓 여러 곳, 유료 광고 소재, 카탈로그와 옥외 인쇄물까지 번지는 경우입니다. 둘째는 기간입니다. 사용 기간을 1년으로 적어 두고 잊은 채 3년째 쓰다가 내용증명을 받는 경우입니다. 셋째는 촬영에 딸려 들어온 제3자 권리입니다. 모델이 등장했다면 초상권 동의 범위가, 소품으로 쓴 타사 제품이나 배경 이미지·폰트가 있었다면 그 라이선스가 사진과 별도로 걸립니다. 사진 저작권만 해결하고 안심하면 남은 쪽에서 터집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스튜디오가 촬영 결과물을 자기 포트폴리오나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경우입니다. 저작권이 스튜디오에 남아 있다면 이 게시는 막을 근거가 약하고, 반대로 신제품 출시 전 컷이 먼저 공개되면 사장님 쪽 손해가 큽니다. 그래서 권리 귀속만큼 공개 시점 합의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맡기실 때는 계약서에 다음을 그대로 넣으시기 바랍니다. 첫째, 촬영 결과물의 저작재산권 일체를 발주처에 양도하며 여기에 저작권법 제45조 제2항의 2차적저작물 작성 및 이용 권리도 포함한다고 명시합니다. 이 문장이 있어야 앞서 말씀드린 추정이 뒤집힙니다. 둘째, 저작인격권은 성질상 양도되지 않으므로 촬영자가 저작인격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 조항을 함께 둡니다. 셋째, 원본 파일(RAW 포함) 인도 시점과 보관 의무를 적습니다. 넷째, 스튜디오가 포트폴리오로 쓰는 범위를 상호 합의해 적습니다. 이걸 막지 않으면 오히려 촬영비를 깎을 여지가 생깁니다. 다섯째, 모델·소품·배경·폰트 등 제3자 권리 처리는 촬영자가 책임지고 문제가 생기면 면책한다는 보증 조항을 둡니다. 이미 찍어 놓은 사진이라면 순서가 다릅니다. 계약서가 없더라도 견적서, 메일, 카카오톡 대화에 사용 범위에 관한 합의가 남아 있는 경우가 많으니 먼저 그것부터 모아 실제로 무엇까지 합의했는지 확인하십시오. 그 범위 안이면 계속 쓰셔도 됩니다. 범위를 넘겨 쓰고 싶다면 추가 양도 합의서를 한 장 받는 편이 빠르고, 스튜디오도 추가 비용을 받는 조건이면 대개 응합니다. 이때도 2차적저작물 작성권 포함 문구를 빠뜨리지 마십시오. 계약 문구를 어떻게 쓸지 막히시면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 상담 1800-5455로 전화해 3번 저작권 계약상담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양도받은 뒤에는 같은 위원회에 저작권 등록을 해 두시면 나중에 권리 관계를 증명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반대로 스튜디오가 응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기존 합의 범위 안에서만 쓰시고, 새로 확장할 컷은 재촬영을 계산에 넣으시는 편이 결국 저렴합니다. 사용 범위를 넓히려다 내용증명을 받는 비용이 재촬영비보다 큰 경우가 흔합니다. 한 가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사진 촬영 외주에 쓸 수 있는 정부 표준계약서가 어떤 이름으로 어디에 고시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 표준계약서가 저작재산권 귀속을 어느 쪽으로 정하고 있는지는 이번 확인 범위에서 원문을 찾지 못했습니다. 지어내지 않고 남기니, 문화체육관광부 표준계약서 안내나 한국저작권위원회 1800-5455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