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재시도 자체는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횟수와 간격, 멈춰야 할 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채 계속 두드리는 방식은 권하지 않습니다. 카드 네트워크 규칙과 소비자 법 양쪽에서 비용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왜 계속 시도하고 싶어지는지부터 짚고, 어디서 걸리는지, 그리고 어떻게 설계하면 되는지 순서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계속 시도하고 싶은 이유는 사실 합리적입니다. 정기결제 실패의 상당수는 해지 의사가 없는 고객에게서 나옵니다. 한도 초과나 잔액 부족처럼 며칠 지나면 풀리는 사유가 많고, 그대로 두면 구독이 끊겨 매출이 사라지는 비자발적 이탈이 됩니다. 그래서 재시도를 늘리면 일부는 실제로 회복됩니다. 하지만 카드 정지, 분실 신고, 유효기간 만료, 재발급처럼 몇 번을 다시 해도 풀리지 않는 사유도 섞여 있습니다. 거절 사유를 가리지 않고 매일 같은 요청을 보내면 회복되는 건수는 거의 늘지 않고 비용과 분쟁만 쌓입니다. 먼저 카드 네트워크 규칙입니다. 비자는 2021년 4월부터 비대면 거래에서 같은 거래가 거절된 뒤 30일 안에 15회를 넘겨 재시도하면 초과 재시도로 보고 건당 수수료를 매기며, 재시도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거절 코드 범주를 따로 두고 있는 것으로 결제업계 자료에 정리돼 있습니다. 마스터카드도 같은 카드에 24시간 10회, 30일 35회를 넘기거나 재시도 금지 코드를 받은 뒤 다시 시도하면 수수료를 매긴다고 안내되는데, 금액은 지역과 시기마다 달라 자료가 엇갈립니다. 해외 발급 카드로 결제받는 구독이라면 이 규칙이 결제대행사를 거쳐 판매자 정산에서 차감되는 형태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다음은 소비자 쪽 위험입니다. 가장 조심하셔야 할 경우는 고객이 해지를 요청한 뒤에도 재청구가 돌아가는 상황입니다. 방문판매법 제34조 제1항은 계속거래 사업자가 계약 해지 요청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조치를 지연하거나 거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해지 요청 이후의 재시도는 결제 실패 처리 문제가 아니라 해지 방해 문제로 읽힙니다. 실패 기간의 밀린 금액에 연체료나 재청구 수수료를 붙이는 약관도 약관법 제8조가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 손해금 등의 손해배상 의무를 지우는 조항을 무효로 보기 때문에 그대로 효력을 인정받는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현장에서는 고객이 알지 못한 채 몇 달치가 한 번에 승인되면 카드사 이의제기와 차지백, 소비자원 상담으로 번지고, 결제 취소 비율이 오르면 결제대행사 위험 심사에서 불리해집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거절 코드를 우회하거나 금액을 쪼개 승인을 받아내는 방식은 여기서 다루지 않겠습니다. 그 방법들이 바로 네트워크 규칙이 수수료로 막고 있는 행동입니다. 지금 설정이 괜찮은지는 결제대행사 관리자 화면의 승인 로그로 바로 점검하실 수 있습니다. 첫째, 결제가 실패한 고객 몇 명을 골라 30일 동안 같은 카드에 승인 요청이 몇 번 나갔는지 세어 보십시오. 매일 한 번씩 돌도록 설정돼 있다면 한 달이면 비자 기준 15회를 훌쩍 넘깁니다. 둘째, 거절 사유 코드를 확인하십시오. 분실·도난이나 카드 정지 코드를 받은 뒤에도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면 가장 먼저 멈춰야 합니다. 셋째, 고객이 해지를 요청한 날짜와 마지막 승인 요청 날짜를 나란히 놓고 보십시오. 해지 요청 뒤에 요청이 한 건이라도 나갔다면 설정이 아니라 처리 절차부터 고치셔야 합니다. 넷째, 결제가 실패한 기간에 상품이나 서비스를 실제로 제공했는지 보십시오. 제공을 멈춘 기간의 대금까지 나중에 받는 구조라면 고객 입장에서는 받지 않은 것에 대한 청구로 보여 분쟁 가능성이 크게 올라갑니다. 그래서 이렇게 설계하시길 권합니다. 첫째, 거절 사유별로 나누십시오. 한도 초과나 잔액 부족은 재시도 대상으로, 카드 정지·분실·유효기간 만료는 재시도 없이 결제수단 변경 요청으로 보냅니다. 둘째, 재시도는 결제업계에서 흔히 쓰는 기준처럼 다음 날, 3일 뒤, 7일 뒤 정도로 간격을 벌려 3회 안팎에서 끝내십시오. 셋째, 첫 실패 직후 문자나 메일로 실패 사실과 다음 재시도 날짜, 결제수단 변경 링크를 보내십시오. 넷째, 유예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일시중지하고, 밀린 금액은 고객이 결제수단을 바꾸는 시점에 어떤 금액이 청구되는지 먼저 보여 준 뒤 받으십시오. 다섯째, 해지 요청이 들어오는 즉시 예약된 재시도를 모두 취소하는 규칙을 시스템에 넣으십시오. 몇 가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국내 카드사와 결제대행사 가맹점 계약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정기결제 재시도 횟수 상한이 있는지, 비자와 마스터카드 수수료가 국내 발급 카드 결제에도 그대로 적용되는지, 그리고 여러 달 실패분을 한 번에 합산 청구하는 것이 전자상거래법 제13조 제6항의 정기결제 대금 증액에 해당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지어내지 않고 남기니, 쓰고 계신 결제대행사 가맹점 계약서의 정기결제 특약을 먼저 보시고 결제대행사 고객센터에 재시도 제한과 수수료 부과 여부를 서면으로 물으십시오. 합산 청구 여부는 공정거래위원회나 1372 소비자상담센터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