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소비자원에서 통지가 오면 당황스러우실 겁니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 가장 먼저 하실 일은 반박 논리를 세우는 게 아닙니다. 받은 문서가 어느 단계 절차인지, 그리고 거기 적힌 회신 기한이 언제인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한국소비자원 절차는 크게 피해구제와 분쟁조정 두 단계로 나뉘고, 단계마다 근거 조문도 남은 시간도 다릅니다. 통지문의 제목, 사건번호, 담당자 연락처, 회신 기한, 요구 자료 목록을 먼저 한 장에 옮겨 적어 두십시오. 절차 순서는 이렇습니다. 소비자기본법 제55조에 따라 소비자가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하면, 원장은 제57조에 따라 당사자에게 피해보상에 관한 합의를 권고할 수 있습니다. 제58조 제1항은 피해구제 신청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원장이 지체 없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도록 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원인 규명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사건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건은 60일 이내 범위에서 처리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합니다. 분쟁조정으로 넘어가면 제66조에 따라 조정위원회는 신청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조정을 마쳐야 합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사유와 기한을 당사자에게 알리고 연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분쟁조정 통지를 받으셨다면 합의권고 단계는 이미 한 번 지나갔다고 보셔야 합니다. 사장님 쪽 소명이 조정안에 반영될 시간도 길지 않습니다. 이 절차에서 가장 무거운 조문은 제67조입니다. 조정위원회 위원장은 조정을 마치면 지체 없이 당사자에게 조정 내용을 통지합니다. 통지를 받은 당사자는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조정위원회에 알려야 합니다. 15일 이내에 의사표시가 없으면 수락한 것으로 봅니다. 수락하거나 수락한 것으로 보는 때에는 그 조정 내용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습니다. 조정안을 받은 날 달력에 15일째 날을 표시하십시오. 수락 여부는 담당 직원이 혼자 정하지 말고 대표자 결재를 거쳐 정하시기 바랍니다. 이 시점에 많은 판매자분들이 느끼는 유혹도 사실대로 짚겠습니다. 하나는 모른 척하면 흐지부지되겠지 하는 기대입니다. 다른 하나는 소비자에게 직접 연락해 신청을 취하하면 환불해 주겠다고 조건을 거는 방식입니다. 소액 건에 시간을 쓰기 싫고 선례가 될까 걱정되는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통지를 무시하면 사장님 쪽 사정이 빠진 채로 조정안이 만들어집니다. 그 조정안에도 15일 안에 답하지 않으면 수락한 것으로 봐서 재판상 화해 효력까지 생깁니다. 소비자와 직접 합의하는 것 자체가 막혀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취하나 후기 삭제를 조건으로 거는 연락은 소비자가 그대로 캡처해 조정 자료로 낼 수 있어서 오히려 불리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신청 취하를 끌어내는 합의서 문구나 연락 방식은 이 답변에서 다루지 않겠습니다. 지금 준비하실 것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주문일, 결제수단, 발송일과 수령일, 청약철회 요청일, 반환 수령일, 환급 처리일, 상담 기록 원문을 시간순 표 하나로 정리하십시오. 둘째, 판단 기준을 사내 약관이 아니라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맞추십시오. 소비자기본법 제16조 제2항은 국가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정할 수 있게 하고, 제3항은 당사자 사이에 분쟁해결방법에 관한 별도 의사표시가 없으면 이 기준이 합의나 권고의 기준이 된다고 정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서 해당 품목의 기준을 찾아 우리 처리와 비교해 두십시오. 온라인 판매였다면 전자상거래법상 청약철회 기간과 3영업일 이내 환급 기준을 지켰는지도 같이 확인하십시오. 셋째, 오픈마켓에서 판매한 건이면 판매자센터의 문의 이력과 정산 내역도 캡처해 두십시오. 넷째, 소명서는 사실, 근거, 제안 순서로 쓰십시오. 일부 수용할 수 있다면 금액이나 조건을 숫자로 적으십시오. 감정이 섞인 문장은 빼십시오. 수락과 거절은 비용으로 비교하십시오. 조정안이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수락하는 쪽이 대체로 부담이 적습니다. 거절하면 조정은 성립하지 않고 분쟁은 소송 같은 다른 절차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거절한다면 이유를 서면으로 분명히 남기십시오. 참고로 피해구제 절차 중에 당사자가 법원에 소를 제기하면 소비자원은 제59조에 따라 절차를 중지합니다. 제65조 제5항은 이 규정을 분쟁조정절차에도 준용합니다. 두 가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는 피해구제나 분쟁조정 단계에서 사업자가 답변서를 내야 하는 법정 기한이 따로 있는지입니다. 다른 하나는 자료를 내지 않았을 때 과태료 같은 제재가 붙는지입니다. 지어내지 않고 남기겠습니다. 실무에서는 통지문에 적힌 회신 기한을 기준으로 삼으십시오. 기한을 맞추기 어려우면 사건 담당자에게 연장을 요청하고 그 기록을 남기십시오. 확인은 통지문의 사건번호를 가지고 한국소비자원 담당 부서나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문의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