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터치가 무시하는 것

앞 편이 전용 링크·쿠폰·딥링크 같은 추적 방식을 다뤘다면, 이번 편은 그렇게 추적된 데이터를 '마지막 접점 기준으로만' 해석할 때 생기는 구체적인 왜곡을 다룹니다. 라스트 터치 어트리뷰션 모델은 오직 마지막 터치포인트에만 모든 기여가 집중되기 때문에, 그 이전에 발생한 터치포인트는 분석에서 무시됩니다. 소비자가 원래 구매할 의도를 갖게 된 계기(예: 처음 브랜드를 알게 된 콘텐츠, 초기 관심을 만든 리뷰)나 그 콘텐츠의 브랜드 인지도 형성 효과는 이 모델로는 전혀 분석할 수 없습니다. 유저의 전환에 실제로 영향을 미친 여러 터치포인트 각각의 성과도 마찬가지로 제대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이 한계는 제휴 마케팅에서 특히 두드러집니다. 소비자가 리뷰 블로그에서 제품을 처음 알게 되고, 유튜브 영상으로 신뢰를 쌓고, 마지막에 쿠폰 사이트에서 할인 코드를 받아 결제하는 여정을 거쳤다면, 라스트 클릭 기준으로는 쿠폰 사이트만 기여를 인정받고 앞의 두 채널은 실제 구매 결정에 큰 역할을 했음에도 기여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처리됩니다.

다중 네트워크가 만드는 이중 청구 문제

라스트 클릭이 초기 기여를 지운다면, 반대 방향에서는 여러 네트워크가 같은 기여를 중복으로 주장하는 문제도 함께 발생합니다. 제휴 마케팅 환경에서 어트리뷰션 솔루션을 쓰지 않으면, 실제로는 기여하지 않은 광고 네트워크도 설치·전환에 대한 비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멀티터치 유저가 한 번이라도 거친 네트워크는 모두 자신의 기여라고 주장하며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구조가 되기 때문에, 광고주는 결과적으로 원래 내야 할 비용의 2배, 3배를 지불하게 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이는 라스트 클릭만 인정하는 문제와는 반대 방향의 왜곡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터치포인트 간 관계를 명확히 정리하지 못한다는 같은 근본 원인에서 비롯되는 하나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콘텐츠형 파트너가 구조적으로 불리해지는 이유

이 두 문제를 종합하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초기 인지도를 만드는 콘텐츠형 파트너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라스트 클릭만 인정하는 정산 구조에서는, 초기 인지도를 만든 콘텐츠형 파트너(블로그, 유튜브 리뷰)보다 구매 직전 접점에 있는 쿠폰·할인 코드 제공 파트너가 구조적으로 유리해집니다. 콘텐츠형 파트너는 소비자의 관심을 만들어내는 데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만, 정작 정산에서는 그 노력이 거의 인정받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 구조가 지속되면 콘텐츠형 파트너들이 제휴 프로그램 참여 자체를 꺼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브랜드는 장기적으로 초기 인지도를 만들어주는 채널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형평성 문제를 넘어 프로그램의 지속 가능성 문제이기도 합니다.

완전한 대안은 없지만, 부분적으로 보완할 방법은 있다

이 구조적 불균형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완화할 방법은 있습니다. 멀티터치 어트리뷰션 모델을 도입하면 이 문제를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지만, 모든 브랜드가 이런 정교한 시스템을 도입할 여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안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은, 최소한 콘텐츠형 파트너에게 별도의 고정 수수료나 인지도 기여 보너스를 라스트 클릭 커미션과 별개로 지급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완벽한 어트리뷰션은 아니더라도, 초기 접점 파트너의 기여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게 되고, 파트너 프로그램에 다양한 유형의 파트너가 계속 남아 있을 유인도 함께 지킬 수 있습니다.

정산 리포트를 볼 때 던져야 할 질문

라스트 클릭 정산 리포트를 받아볼 때, 그 안의 숫자를 그대로 파트너 성과로 받아들이기보다 "이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한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를 함께 물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특정 파트너의 전환 수가 유독 많다면, 그 파트너가 실제로 수요를 창출했는지, 아니면 이미 결정된 구매의 마지막 단계에서 할인만 얹어준 것인지를 구분해서 봐야 정산 리포트를 왜곡 없이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질문을 습관화하면, 다음 편에서 다룰 브랜드 키워드 잠식 같은 문제도 더 빨리 알아챌 수 있습니다.

라스트 클릭 왜곡이 브랜드 키워드 잠식으로도 이어진다

라스트 클릭만 인정하는 구조는 또 다른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소비자가 이미 브랜드를 알고 검색하려던 참인데, 그 사이에 파트너의 쿠폰 링크를 거쳐 결제하면 이 파트너가 마치 새로운 수요를 만든 것처럼 정산되는 경우입니다. 이런 상황이 광범위하게 발생하면 브랜드 키워드 자체를 파트너들이 선점하려는 유인이 커지고, 이는 이미 브랜드에 우호적인 소비자에게서 불필요한 커미션이 계속 빠져나가는 구조로 굳어질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다음 편에서 더 구체적으로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