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광고 대행사를 고르는 기준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후보군을 어떻게 좁히는지부터 짚어야 합니다. RFP(제안요청서)에 브랜드 과제(숫자 목표)·가용 예산 범위·평가 배점표 세 가지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좋은 대행사가 비딩에 참여합니다. 예산을 숨기면 대행사가 예산을 넉넉하게 추정해 과도하게 화려한 제안을 내거나, 반대로 낮게 추정해 소극적인 제안을 내는 역효과가 생겨 제안서끼리 비교 자체가 무의미해집니다. 후보군은 최근 3년 내 유사 업종·유사 예산 규모 수행 이력이 있는 대행사로 5~8곳 정도로 좁히는 것이 실무적인데, 공식 레퍼런스나 업계 평판 조회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 대행사와 실제로 일해본 다른 광고주에게 계약 종료 후 데이터·자산 이관이 매끄러웠는지, 담당 인력 이탈이 잦았는지를 비공식 채널로라도 짧게 확인해두면, 제안서만 봐서는 알 수 없는 실무 리스크를 미리 걸러낼 수 있습니다. 후보를 좁힌 다음에는 정산 구조부터 투명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대행 정산은 매체비·대행 수수료·제작비·제휴 수수료 네 갈래로 나뉩니다. 국내 매체는 매체사가 대행사에 집행액 대비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가 일반적이고, 해외 매체는 매체사가 별도 수수료를 주지 않아 대행사가 집행액에 마크업(예: 10~15%)을 얹어 청구하는 구조라 마진이 발생하는 지점 자체가 다릅니다. 제작비는 산출물별로 건별 협상되는 별도 항목이라 매체비와 뭉뚱그려 청구되면 적정성을 판단할 근거를 잃고, 특정 매체·솔루션을 추천하면서 별도 소개 수수료(리베이트)를 받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으면 이해상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계약서나 정산서 양식에 이 네 항목을 각각 별도 줄로 기재하도록 요청하는 것이 정산 투명성을 확보하는 가장 실무적인 출발점입니다. 계정·권한 구조도 계약 전에 반드시 설계해야 합니다. 네이버 검색광고·구글 애즈·메타 비즈니스 관리자는 모두 결제 수단(비즈머니 충전·환불, 결제 액세스 등)과 운영 권한(키워드 등록·소재 관리 등)을 분리해 부여하는 기능을 제공하므로, 대행사에는 운영에 필요한 권한만 주고 결제·계정 소유는 사업자가 쥐는 구조가 실무적으로 가능합니다. 계약서에는 '광고 계정의 소유권과 결제 수단은 사업자에게 있으며 대행사는 필요한 범위의 운영 권한만 부여받는다, 사전 서면 동의 없이 권한 범위 변경·결제 수단 등록을 할 수 없다, 계약 종료 시 부여된 권한은 즉시 해지한다'는 문구를 넣어야 합니다. 다만 이 설정을 만들어두는 것과 유지되는 것은 다르므로, 분기마다 권한 설정 화면에서 접근 권한을 가진 계정 목록을 캡처해 점검하는 루틴을 함께 운영해야 이 원칙이 실제로 작동합니다. 계약이 시작된 뒤에는 리포트를 그대로 믿지 않는 검증 습관이 필요합니다. 대행사가 보내는 엑셀 리포트는 광고 관리자 원본 대시보드를 한 번 가공한 결과물이라, 원본과 대조하지 않으면 어트리뷰션 모델을 유리하게 바꿔치기하는 기여도 조작이나 매체비와 대행 수수료를 하나의 숫자로 섞어 집행 규모를 부풀리는 마크업 착시를 걸러낼 수 없습니다. 매달 전수 대조가 부담스럽다면 핵심 지표 3~5개(전체 전환수, 주요 캠페인 CPA, 매체비 총액 등)만 표본으로 원본과 대조하는 루틴으로도 이상 신호를 조기에 잡을 수 있고, '매달 원본 데이터 접근 권한을 광고주에게 제공한다'는 문구를 계약서·SLA에 명시해두면 담당자가 바뀌어도 검증 체계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매체사가 발급하는 원본 청구서와 대행사가 재구성한 정산서의 총액이 다르다면, 원인은 계약서상 정당한 마크업이거나 캠페인 누락·중복 계산, 단순 입력 오류 중 하나입니다. 총액만 보면 캠페인별 차이가 서로 상쇄돼 문제가 숨을 수 있으므로 캠페인·광고그룹 단위로 나눠 대조해야 하고, 차이가 발견되면 계약서상 근거 유무부터 확인한 뒤 구체적인 캠페인명·금액을 특정해 소명을 요청하는 것이 절차입니다. 이 대조를 매달 정기 루틴으로 쌓아두면 다음 계약 갱신 때 협상 근거로도 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계약을 맺는 시점에 이미 계약이 끝나는 시점의 절차까지 정해둬야 합니다. 계약 해지를 통보한 시점부터 실제 종료일까지의 유예 기간 동안 대행사 쪽 협조 의지가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 기간을 자산 회수를 실제로 완료해야 하는 마감 기한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계정·픽셀은 광고주 소유, 대행사는 운영 권한만 위임'이라는 문구가 있어야 이관이 순조롭고, 완성본뿐 아니라 제작 원본 소스(디자인·영상 프로젝트 파일)까지 계약 종료 시 제공한다는 조항이 없으면 완성본만 받고 원본은 대행사 자산으로 남는 경우가 흔합니다. 광고 계정·픽셀·태그·크리에이티브 원본·데이터 툴 접근권·도메인 접근권을 표준 체크리스트로 만들어두고, 이관 완료 후에도 대행사 쪽 권한이 남아있지 않은지 재확인하는 것까지가 계약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지금 검토 중인 대행사가 있다면, RFP의 예산·배점 공개 여부, 정산서의 네 항목 분리 여부, 계정 결제권한 분리 문구, 원본 데이터 접근권 조항, 계약 종료 시 자산 이관 조항 다섯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