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CNC 가공 업체 홈페이지는 소비재 상품 페이지와 목적이 다릅니다. 도면을 들고 업체를 찾는 사람은 회사 소개를 읽으러 오는 것이 아니라 '이 업체가 내 도면을 가공할 수 있는가'를 판별하러 옵니다. 설계자나 구매 담당자는 문의를 보내기 전에 머릿속으로 이미 한 번 거르고, 거기서 걸러진 업체에는 도면을 아예 보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문의가 안 들어오는 원인은 대개 디자인이나 인사말이 아니라, 판별에 필요한 사양이 사이트에 없다는 데 있습니다. 발주자가 판별에 쓰는 항목은 정해져 있습니다. 보유 장비의 종류와 축수, 테이블과 척 크기로 결정되는 가공 가능한 최대 치수, 상시 취급하는 소재, 관리할 수 있는 공차 범위, 열처리나 표면처리 같은 후처리 대응 여부입니다. 이 다섯 가지가 이 업종에서는 소비재의 상세페이지에 해당합니다. 견적 단가와 납기를 실제로 가르는 것도 형상이 아니라 공차 등급과 소재, 후처리이기 때문에, 이 정보가 없으면 문의가 와도 되묻는 과정에서 중단되기 쉽습니다. 여기에 최소 수량과 표준 납기를 함께 적어 두십시오. 단품 한 개를 맡기려는 발주자와 양산 물량을 반복 발주하려는 발주자는 찾는 업체가 아예 다르고, 이 두 줄이 없으면 양쪽 모두를 놓칩니다. 이 항목들은 한 페이지에 몰아넣기보다 설비 목록, 소재와 공차 범위, 최소 수량과 납기로 나누어 각각 독립된 페이지로 만드시는 편이 낫습니다. 산업재 검색에서는 업종 총칭어보다 소재명과 공법, 사양을 붙인 긴 질의가 실제 발주자의 검색어에 가깝기 때문에, 페이지를 나누어 두면 그런 질의가 착지할 자리가 생깁니다. 다만 검색 노출 로직은 계속 바뀌므로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적을 보여주실 때도 사진만 나열하는 방식은 판별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가공 사례마다 소재, 대표 치수, 적용한 공차, 수량, 걸린 납기를 한 줄로 붙여 두시면 발주자가 자기 도면과 곧바로 비교할 수 있는 기준점이 생깁니다. 다만 고객사나 형상이 드러나면 안 되는 사례는 사진 대신 사양만 적거나 형상 일부를 가려 올리셔야 합니다. 실적 공개가 다른 발주처의 도면 정보를 흘리는 일처럼 보이면, 새 발주자는 자기 도면도 그렇게 다뤄질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견적 회신까지 걸리는 시간을 함께 적어 두시는 것도 문의를 늘리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그다음이 이 업종에만 있는 문턱입니다. 가공 도면에는 치수와 공차, 소재, 표면처리 지시가 전부 들어 있어 부품 설계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자료가 됩니다. 그래서 발주처는 도면을 영업비밀에 준해 다루고, 문의 단계에서부터 비밀유지계약이나 최소한의 보안 약속을 먼저 확인하려 합니다. 문의 폼에서 다짜고짜 도면 첨부를 요구하면 바로 이 지점에서 발주자가 문의를 포기합니다. 순서를 바꾸십시오. 첫 문의는 도면 없이도 보낼 수 있게 소재, 수량, 최대 치수, 요구 공차, 희망 납기만 받는 형태로 만들고, 도면은 그다음 단계에서 받으시면 됩니다. 보안은 문구 한 줄이 아니라 절차로 보여주셔야 신뢰가 생깁니다. 비밀유지계약 양식을 문의 페이지에서 먼저 내려받을 수 있게 두고, 도면 파일을 어떤 경로로 받는지, 사내에서 누가 열람하는지, 얼마 동안 보관하고 언제 파기하는지를 미리 적어두십시오. 웹 폼 첨부는 발주자 입장에서 파일이 어디에 저장되는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 안내 자체가 불안 요소를 없애는 장치가 됩니다. 다만 수령한 도면에 대해 사업자가 지는 구체적인 법적 의무의 범위는 이번 확인 범위에서 조문으로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계약서 문구를 확정하시기 전에 특허청 영업비밀보호센터 안내나 담당 변호사를 통해 직접 확인하십시오. 정리하면 지금 만드실 것은 네 장입니다. 설비 목록표 한 장, 소재와 공차 범위 한 장, 최소 수량과 납기 한 장, 도면 취급 절차와 비밀유지계약 안내 한 장입니다. 여기에 문의 폼을 도면 없이도 보낼 수 있는 형태로 바꾸시면, 지금까지 판별 단계에서 조용히 돌아서던 발주자가 최소한 첫 문의는 남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