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사출과 금형에서 포트폴리오 문제가 다른 업종보다 까다로운 이유는, 자랑하고 싶은 그 결과물이 대부분 남의 회사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금형 도면에는 게이트 위치와 개수, 냉각 라인 배치, 수축률 보정값, 캐비티 수, 사이드 코어 구조가 들어 있습니다. 이 정보는 그 제품의 사이클 타임과 개당 원가, 월 생산 가능 수량을 그대로 역산할 수 있게 해 주는 값입니다. 경쟁사가 그 도면을 보면 발주처의 원가 구조와 생산 능력을 알게 되므로, 도면은 귀사의 기술 자료이기 이전에 거래처의 영업 자료입니다. 제품 형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부품이라면 형상 공개가 곧 신제품 사전 노출이 되어, 광고 한 장이 거래처의 출시 전략을 깨뜨리는 사고가 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가공·성형 거래에는 비밀유지 조항이 붙습니다. 여기서 실무자들이 자주 놓치는 지점은 조항의 범위가 계약마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어떤 계약은 도면과 사양서만 비밀 대상으로 잡지만, 어떤 계약은 거래 사실 자체를 비밀 범위에 넣습니다. 후자라면 업체명을 지우고 제품 사진만 올려도 문제가 남고, 심지어 특정 산업군에 납품 중이라는 문장 하나도 조항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판단의 출발점은 일반론이 아니라 지금 그 거래처와 맺은 계약서 문구입니다. 표준 계약서 양식만 믿고 넘어가지 마시고 건별로 실제 문구를 확인하십시오. 두 번째로 확인하실 것은 지운 뒤에도 식별이 되는가입니다. 사출·금형은 발주처 수가 제한된 좁은 업계라서, 업체명을 지워도 형상만으로 어느 브랜드 어느 모델의 부품인지 알아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기에 사진 속에 남는 단서가 더해집니다. 제품에 찍힌 로고 각인과 금형 번호, 게이트 자국의 위치와 형태, 특징적인 색상과 수지 조합, 배경에 보이는 사출기 형체력 표시, 검사 성적서나 포장 라벨의 일부, 파일명과 사진 메타데이터에 남은 프로젝트명이 대표적입니다. 모자이크를 씌웠어도 실루엣이 남으면 역검색으로 원본 제품을 찾아내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식별 가능성은 귀사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업계 사람이 보고 알아보느냐로 결정된다는 점을 기준으로 잡으십시오. 실무적으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개 가능 범위를 계약 단계에서 미리 합의해 두는 것입니다. 양산 계약이나 금형 제작 계약을 체결하실 때 비밀유지 조항 옆에 홍보 활용 조항을 한 항 넣어, 어떤 항목을 어떤 형태로 공개할 수 있는지를 적어 두십시오. 예를 들어 제품군 명칭 수준의 표기는 허용하되 형상 사진은 출시 이후 6개월이 지난 모델만 가능하다는 식으로 조건을 붙이면, 나중에 매번 허락을 구하는 절차가 사라집니다. 이미 진행 중인 거래라면 담당자 구두 동의로 끝내지 마시고 공개할 사진과 문구를 첨부해 서면으로 회신을 받아 두십시오. 사람이 바뀌면 구두 동의는 남지 않습니다. 동의를 받기 어려운 거래처가 대부분이라면 포트폴리오의 축을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발주자가 업체를 고를 때 실제로 확인하는 것은 남의 제품 사진이 아니라 귀사의 능력치이기 때문입니다. 보유 사출기의 톤수 구성과 대수, 성형 가능한 최대 제품 중량과 크기, 취급 수지 종류, 금형 제작 가능 사이즈와 캐비티 수, 관리 가능한 치수 공차와 검사 설비, 월 생산 능력과 클린룸 보유 여부, 인증 보유 현황을 숫자로 적는 쪽이 사진 몇 장보다 문의 전환에 직접 작용합니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샘플이나 시제품, 사내 테스트용 목업처럼 권리가 온전히 귀사에 있는 물건을 촬영해 채우시고, 거래처 사례는 서면 동의를 받은 건만 올리십시오. 다만 도면과 형상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상 영업비밀로 성립하는 요건과 위반 시 책임 범위는 이번 확인 범위에서 조문 원문으로 대조하지 못했습니다. 계약 문구를 확정하시기 전에 특허청 영업비밀보호센터 안내나 담당 변호사를 통해 직접 확인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