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선금을 돌려줘야 하는지는 전액 반환도, 한 푼도 못 돌려준다는 것도 기본값이 아닙니다. 해지 시점까지 실제로 처리한 업무의 몫이 얼마인지, 그리고 계약서의 해지·위약금 조항이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 있는지로 갈립니다. 광고주 쪽에서 물으시든 대행사 쪽에서 물으시든 판별 기준은 같으니 같은 순서로 짚겠습니다. 먼저 법의 출발점입니다. 광고대행처럼 남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계약에는 민법의 위임 규정이 거론됩니다. 민법 제689조 제1항은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2항은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방에게 불리한 시기에 해지하면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합니다. 보수는 민법 제686조 제3항이 기준입니다. 수임인이 사무를 처리하던 중 자기 책임 없는 사유로 위임이 끝나면 이미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선금 가운데 해지 시점까지 실제로 진행한 작업의 몫은 대행사가 가질 근거가 있고, 아직 하지 않은 부분의 몫은 돌려주는 방향이 원칙에 가깝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2019년 5월 30일 선고 2017다53265 판결에서 민법 제689조는 임의규정이라 당사자가 해지 사유·절차·손해배상을 따로 약정했다면 그 약정을 따른다고 봤습니다. 계약서 조항을 먼저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계약서에 적기만 하면 무엇이든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행사가 여러 광고주에게 같은 양식으로 쓰는 계약서라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 적용됩니다. 같은 법 제9조는 법률에 따른 고객의 해지권을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조항, 해지로 인한 원상회복의무를 상당한 이유 없이 고객에게 과중하게 지우거나 원상회복 청구권을 부당하게 포기하게 하는 조항을 무효로 봅니다. 제8조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지우는 조항을 무효로 봅니다. 개별 협상으로 만든 계약이라도 민법 제398조가 있습니다. 위약금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 그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9년 12월 3일 온라인 광고대행 피해주의보를 내면서 과도한 위약금 청구와 계약해지 불가 조항을 각각 약관법 제8조와 제9조 위반 소지로 짚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실제 분쟁은 이 지점에서 가장 많이 터집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2021년 12월 14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접수된 약관 분쟁 1,077건 중 609건(56.5%)이 온라인 광고대행 분쟁이었고, 그 가운데 위약금 등 과다 청구가 396건(65.0%), 계약해지 거부가 213건(35.0%)이었습니다. 해지 사유는 단순 변심이 314건(51.6%), 해지 시점은 계약 후 3일 이내가 216건(35.5%)이었습니다. 조정 결과도 일률적이지 않습니다. 2019년 주의보에 실린 사례에는 계약금 198만원 중 110만원이 환불된 경우와 132만원 중 16만원만 환불된 경우가 함께 있었습니다. 바로 해지했다고 전액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위약금 조항이 있다고 전액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지금 이렇게 정리해 보십시오. 첫째, 계약서에서 해지 조항, 위약금 조항, 의무 사용 기간, 그리고 선금의 성격을 찾아 표시하십시오. 착수금인지, 대행 수수료 선불인지, 매체에 집행할 광고비를 맡긴 것인지에 따라 계산이 달라집니다. 광고비로 받은 돈 중 아직 매체에 집행하지 않은 금액은 수수료와 성격이 다르고, 민법 제684조 제1항은 수임인이 위임사무 처리로 받은 금전을 위임인에게 인도하도록 정합니다. 둘째, 해지일까지 실제로 끝난 작업을 날짜별로 목록화하십시오. 계정 세팅, 소재 제작, 집행 리포트처럼 결과물로 증명되는 것만 공제 근거가 됩니다. 셋째, 해지 의사는 문자나 메일처럼 날짜가 남는 방식으로 보내고 반환 요구액이나 공제 내역을 숫자로 적으십시오. 대행사 입장이라면 반대로, 공제하려는 금액마다 작업 증빙을 붙여 제시해야 조정 단계에서 인정받습니다. 합의가 안 되면 무료로 쓸 수 있는 조정 창구가 있습니다. 계약서 약관 조항이 문제라면 한국공정거래조정원 분쟁조정 콜센터(1588-1490)나 온라인 분쟁조정 시스템(fairnet.kofair.or.kr)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광고주와 대행사·매체 사이의 온라인광고 분쟁은 한국인터넷진흥원 전자문서·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 온라인광고 분과위원회(onlinead.ecmc.or.kr)도 다루며, 조정이 성립하면 민법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 조정이 결렬되거나 금액이 크면 그때 소송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두 가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는 사업자인 광고주가 전화 권유로 체결한 광고대행 계약에 방문판매법이나 전자상거래법의 청약철회를 적용할 수 있는지입니다. 2010년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가 온라인 광고 계약의 청약철회를 받아들인 조정 사례는 있지만 당시 법 기준이고, 사업자 거래 적용 제외 규정이 지금 어떻게 해석되는지는 대조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제작물 납품 위주의 계약을 위임이 아니라 도급으로 볼 때 달라지는 해지 규정입니다. 지어내지 않고 남기니, 계약서와 해지 통보 기록을 들고 한국공정거래조정원(1588-1490)이나 온라인광고 분과위원회에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