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성과가 안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환급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환급 요구가 통하는지는 그 성과가 계약서에 대행사의 의무로 적혀 있었는지, 그리고 대행사가 약속한 작업 자체를 했는지로 갈립니다. 돈을 들이고 결과가 없으니 억울하신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요구가 통하는 경우와 안 통하는 경우를 먼저 가르고, 통하는 쪽이라면 무엇을 들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까지 적겠습니다. 법원이 보는 기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대법원은 2022년 3월 31일 선고 2019다226395 판결에서 분양대행계약의 대행사가 지는 채무를 목표분양률을 달성해 결과를 내놓을 결과채무가 아니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필요한 조치를 하며 업무를 진행할 수단채무로 봤습니다. 목표를 못 채웠다는 결과만으로 곧바로 채무불이행이 추정되지 않고, 대행사가 어떤 구체적인 주의의무를 어겼는지를 맡긴 쪽이 추가로 주장하고 증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광고대행 계약에 이 판결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성과 목표가 적힌 대행 계약을 법원이 어떻게 읽는지 보여주는 기준입니다. 민법 제390조도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않았을 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할 뿐이라, 무엇이 채무의 내용이었는지부터 확정돼야 합니다. 조정 현장도 같은 방향입니다. 2026년 8월 보도된 한국인터넷진흥원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 사례에서 광고주는 55만원에 블로그 포스팅 60건 배포와 네이버 검색 상위노출을 약속받았는데, 포스팅 일부가 노출되지 않고 순위도 오르지 않자 전액 환급을 요구했습니다. 위원회는 상위노출이 계약서에 적혀 있지 않아 명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포스팅 배포 의무는 이행됐다며 환급할 금액이 없다고 봤습니다. 전화나 미팅에서 들은 성과 약속은 계약서에 없으면 거의 힘을 쓰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이 사례에서도 계약서에 적힌 작업인 포스팅 배포가 채워졌는지가 결론을 갈랐으니, 계약서에 적힌 작업과 말로 들은 약속을 나눠 적어 보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반대로 요구가 통할 여지가 있는 경우는 세 갈래입니다. 첫째, 계약서에 성과 지표와 미달 시 환급이나 감액 조항이 적혀 있는 경우입니다. 이런 조항은 계약으로 둘 수 있고, 조항에 적힌 지표와 측정 도구, 측정 기간대로 계산해 청구하면 됩니다. 둘째, 성과와 별개로 약속한 작업 자체를 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포스팅 건수, 집행 매체, 소재 제작 수량, 보고 주기처럼 계약서에 적힌 수량이 채워지지 않았다면 그 부분은 채무불이행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셋째, 계약 과정에서 속인 경우입니다. 포털 공식 협력사라고 속였거나 불가능한 결과를 사실처럼 제시했다면 민법 제110조 제1항의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로 계약 취소를 주장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속였다는 사실은 광고주가 증명해야 합니다. 참고로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12월 온라인 광고대행 피해주의보에서 포털사는 직접 전화나 방문으로 영업하지 않는다고 안내했습니다. 환급 다툼과 별개로, 앞으로 나갈 돈은 지금 끊을 수 있습니다. 민법 제689조 제1항은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에게 불리한 시기에 해지하면 손해배상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대법원은 이 조항을 임의규정으로 보므로 계약서에 해지 조항이 따로 있으면 그 약정이 먼저 적용됩니다. 해지 통보에는 어떤 작업이 미이행됐는지를 사유로 적고, 남은 기간 대행료와 매체에 집행되지 않은 광고비 정산을 함께 요청하십시오. 지금 챙길 증거는 계약서와 제안서 원본, 성과를 약속한 문자·메일·메신저 대화, 월별 리포트, 광고 계정의 실제 집행 내역입니다. 리포트는 캡처보다 매체 관리 화면에서 내려받은 원본 수치가 증명력이 높습니다. 요구는 날짜가 남는 방식으로 보내고, 계약서 어느 조항의 어떤 수량이 미이행됐는지와 요구 금액을 숫자로 적으십시오. 합의가 안 되면 한국인터넷진흥원 전자문서·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 온라인광고 분과위원회(onlinead.ecmc.or.kr)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고, 조정이 성립하면 민법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 계약서 약관 조항이 문제라면 한국공정거래조정원(1588-1490)도 창구입니다. 다음 대행사와 계약할 때는 성과 지표, 측정 도구, 측정 기간, 미달 시 감액률, 광고주 귀책 예외를 계약서 본문에 넣으십시오. 한 가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대행사가 광고주에게 상위노출이나 매출 보장을 내건 영업 문구가 사업자 사이의 거래에서도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상 기만적 광고로 제재될 수 있는지는 이번에 대조하지 못했습니다. 지어내지 않고 남기니, 그 문구가 담긴 제안서나 대화 캡처를 들고 공정거래위원회 민원 창구나 한국공정거래조정원(1588-1490)에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