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옥외 디지털 광고는 온라인 매체처럼 계정을 열고 직접 집행하는 구조가 아니라서 첫 문의처부터 막히는 것이 보통입니다. 크게 보면 문의 경로가 세 갈래이고, 비용 책정 방식이 두 갈래입니다. 이 두 축을 먼저 잡으면 견적서를 받았을 때 무엇을 비교해야 하는지가 보입니다. 문의는 이렇게 나뉩니다. 첫째, 매체사(지면 소유·운영사)에 직접 연락하는 방법입니다. 특정 건물 전광판이나 특정 상권 사이니지 한 곳을 이미 찍어 두셨다면 가장 빠릅니다. 둘째, 미디어렙사를 통하는 방법입니다. 여러 매체의 지면을 묶어 제안을 받고 싶거나 상권 단위로 붙여야 할 때 씁니다. 셋째, 프로그래매틱 DOOH(pDOOH)를 취급하는 플랫폼이나 그 플랫폼을 운용하는 대행사에 문의하는 방법입니다. 지면 한 곳이 아니라 조건에 맞는 노출을 사고 싶을 때 여기로 갑니다. 국내에서는 프로그래매틱 거래 전문 플랫폼이 2021년부터 진출해 대형 전광판 매체를 연동하기 시작했고, 이후 글로벌 DSP들도 한국 pDOOH 영역으로 들어왔다고 보도됩니다. 다만 어느 플랫폼에 어느 지면이 물려 있는지는 시점마다 달라지니, 문의하실 때 '우리가 원하는 그 지면이 지금 귀사 인벤토리에 들어와 있느냐'를 첫 질문으로 던지시는 편이 좋습니다. 비용 책정의 첫 번째 방식은 고정 지면 예약입니다. 지면과 기간을 사전에 계약하고 정해진 단가로 송출하는 방식이고, 국내 전통적인 옥외광고 거래에 가깝습니다. 기간 단위는 통상 한 달 등으로 끊고, 단가는 지면의 위치와 크기, 시간대, 시즌에 따라 갈립니다. 옥외광고 매체 소개 플랫폼에는 지면별 월 단가가 공개돼 있기도 한데, 예를 들어 특정 지면이 월 1,000만원대에서 3,000만원대로 안내되는 식입니다. 다만 이건 정가 성격의 표시일 뿐 실제 계약가와는 다릅니다. 이 방식의 약점은 분명합니다. 조건과 무관하게 계약 기간 내내 같은 단가로 송출되므로, 유동인구가 없는 시간대에도 비용이 그대로 청구됩니다. 오피스 상권 전광판을 주말까지 통으로 계약해 놓고 주말 예산을 통째로 날리는 실패가 여기서 나옵니다. 두 번째 방식은 프로그래매틱 입찰입니다. 수요 측 플랫폼(DSP)이 매체사의 공급 측 플랫폼(SSP)이 내놓은 스크린 인벤토리에 입찰하는 구조이고, 개방형 실시간 입찰(RTB)에서는 밀리초 단위로 최고가가 낙찰돼 광고가 자동 송출됩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완전 개방형 RTB보다 매체사·미디어렙사와 사전에 조건을 합의하는 PMP 거래가 더 널리 쓰인다고 통칭됩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트리거 송출입니다. 광고주가 정한 조건, 예를 들어 유동인구 임계치나 날씨·시간대 조건이 충족될 때만 광고가 나가게 걸어 두면 조건이 안 맞을 때는 입찰 자체가 발생하지 않아 비용이 붙지 않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고정 지면의 낭비를 구조적으로 막는 방법이 이것입니다. 비용을 비교할 때 반드시 짚으셔야 할 것이 노출수의 성격입니다. DOOH의 노출수는 클릭이나 조회처럼 확정된 수치가 아니라 유동인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추정치입니다. 지오펜스 안에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이 그 사람이 화면을 봤다는 것을 보장하지 않으므로, 노출수는 확률 모델로 주의(attention)를 추정한 결과라는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오펜스 반경은 화면 크기와 시야각, 주변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고속도로 빌보드는 300m 안팎, 쇼핑몰 키오스크는 15m 안팎처럼 편차가 크고 고정된 표준값이 없습니다. 그러니 CPM 숫자만 놓고 매체끼리 비교하지 마시고, 견적서를 받으면 '이 노출수는 어떤 데이터 소스로, 어떤 반경과 어떤 계수 방식으로 산출했는지'를 문서로 요구하십시오. 그 답을 주지 못하는 견적은 CPM이 싸 보여도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연동에 쓰는 유동인구 데이터가 개인 식별 정보가 아니라 익명화·집계된 수치라는 점도 계약 단계에서 명시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이 둘 있습니다. 첫째, 전광판 소유주와 미디어렙사, 대행사 사이의 대행 수수료율과 리베이트 요율, 정산 프로세스는 공개된 표준 자료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몇 퍼센트가 정상이라고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견적을 받으실 때 매체비와 대행 수수료를 분리해 표기해 달라고 요청하시고, 같은 지면을 두 경로(매체사 직접, 렙사·대행사 경유)로 각각 받아 보시면 차이가 드러납니다. 둘째, 국내 DOOH 거래에서 PMP가 개방형 RTB보다 널리 쓰인다는 통칭을 뒷받침하는 국내 공식 통계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 부분은 한국옥외광고센터나 거래를 제안한 렙사·플랫폼에 직접 근거 자료를 요청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실무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상권과 시간대를 먼저 데이터로 확정한 다음, 그 조건을 그대로 적어 세 경로에 같은 조건으로 견적을 요청하십시오. 견적서에서는 매체비와 수수료 분리, 노출수 산출 근거, 트리거 조건 설정 가능 여부, 취소·변경 조건 네 가지를 봅니다. 참고로 코엑스와 명동, 광화문 등은 옥외광고물법상 규제를 완화한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표시 방법이 다른 지역과 다르니, 소재 규격과 표시 제한은 해당 지면 담당자에게 지면별로 확인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