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먼저 짚어드릴 것은, 이 질문이 '공개할지 말지 선택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학원법 제15조 제3항은 학습자를 모집할 목적으로 인터넷 등을 통해 광고할 때 교습비등을 표시하도록 정하고 있고, 시행령 제16조의3은 여기에 등록·신고 번호와 학원 명칭, 교습과정까지 함께 표시하도록 정합니다. 즉 홈페이지가 학습자 모집 광고에 해당한다면, 교습비를 아예 표시하지 않는 것 자체가 표시의무 위반 소지를 만듭니다. '공개하면 문의가 줄어드는가'라는 마케팅 질문 이전에,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가'라는 질문에는 원칙적으로 답이 정해져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실무에서 이 의무가 정확히 어떤 벌칙·과태료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지자체나 교육청이 운영하는 별도의 교습비 공시 제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이번 확인 범위에서 원문으로 대조하지 못했습니다. 정확한 처벌 수위와 공시 제도의 존재 여부는 관할 교육지원청과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직접 확인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법적 의무를 짚었으니, 이제 마케팅 메커니즘을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가격을 감추면 문의 총량 자체는 늘어날 수 있습니다. 궁금하니까 일단 전화해보는 사람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예산이 전혀 맞지 않는 문의의 비중도 함께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상담 인력이 예산 미스매치 문의에 쓰는 시간이 늘어나는 반면, 실제 등록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문의 총량만큼 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가격 범위를 명확히 공개하면 예산이 맞는 학부모만 상담을 신청하는 경향이 생겨, 문의 총량은 줄더라도 상담 대비 등록 전환율은 높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쪽이 사장님 학원에 유리한지는 지금 상담 인력에 여유가 있는지, 목표가 문의량 확보인지 상담 효율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여기에 검색 행동 하나를 더 얹어드리겠습니다. 네이버 플레이스처럼 여러 학원을 나란히 비교하는 화면에서는, 방문·문의 여부를 결정짓는 조건 정보가 비어 있으면 그 정보가 필요한 사람의 후보 목록에서 조용히 빠집니다. 이는 편의시설 정보처럼 확인된 조건부 항목에 대해 검증된 설명인데, 예산 범위를 확인해야 하는 학부모에게 교습비도 정확히 같은 성격의 조건 정보입니다. '문의 주시면 안내해드립니다'로만 써두면, 문의할 만큼 관심 있는 학부모조차 비교 단계에서 조용히 이탈할 수 있습니다. 완전 공개와 완전 비공개 사이에 절충안도 있습니다. 과목별 기본 교습비는 범위로 공개하되, 형제 할인이나 장기 등록 할인처럼 개인별로 달라지는 항목은 '상담 시 안내'로 남겨두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학부모는 대략적인 예산 감을 잡고 문의하시게 되고, 상담 인력은 그 문의를 받았을 때 이미 예산 범위에 동의한 학부모와 대화를 시작하게 되어 첫 통화의 성격 자체가 달라집니다. '얼마예요'로 시작하는 통화와 '이 조건이면 얼마나 할인되나요'로 시작하는 통화는 상담 인력이 쓰는 시간과 실제 등록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다릅니다. 권해드리지 않는 것은 '전화 문의' 문구 뒤에 교습비를 완전히 숨기는 방식입니다. 법적 표시의무 위반 소지와 별개로, 마케팅 효과 면에서도 문의량은 늘려주지만 상담 효율은 갉아먹는 방식이라 장기적으로 남는 게 없을 수 있습니다. 대신 이렇게 해보십시오. 첫째, 등록·신고 번호와 교습과정을 홈페이지에 명시하고 그 옆에 교습비를 함께 적으십시오. 정확한 금액을 밝히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초등 기준 월 OO만원대'처럼 범위로 제시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둘째, 가격을 공개한 뒤 4주 정도 상담 신청 수와 실제 등록 전환율을 가격 비공개 시기와 비교해보십시오. 셋째, 정확한 표시의무 벌칙 조항과 지역 교습비 공시 제도 여부는 관할 교육지원청에 전화 한 통으로 확인해두시면, 이후 광고 소재를 만들 때마다 다시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