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장·소명요청서를 받으면 가장 먼저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공정거래위원회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문서를 받으면, 내용을 읽기 전에 먼저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발신 기관과 사건번호, 회신 기한, 그리고 문서의 성격(사실조회 요청인지,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제출 요구인지)입니다. 이 세 가지에 따라 이후 대응의 긴급도와 필요한 준비물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1강에서 다룬 것처럼 표시광고법 사건은 조사가 진행되면 사업자에게 의견을 제출할 기회가 반드시 주어지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는 일방적으로 처분이 통보되는 절차가 아니라는 뜻이며, 동시에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최종 결과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문서가 도착했다고 해서 이미 결론이 정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견서의 핵심은 왜 '반박'이 아니라 '근거 제시'여야 하나

4강에서 다룬 대로 표시광고법 제5조는 광고주에게 입증책임을 지웁니다. 즉 공정위가 어떤 표현을 문제 삼으면, 사업자는 그 표현이 위법이 아니라고 감정적으로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그 표현이 사실이었다는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의견서를 쓸 때 가장 흔한 실수는 '고의가 아니었다', '그럴 의도는 없었다'는 식의 의도 중심 서술로 채우는 것인데, 이는 입증책임의 구조와 맞지 않는 접근입니다.

효과적인 의견서는 문제가 된 표현을 하나씩 짚어가며, 그 표현을 뒷받침하는 근거 자료(인증서, 조사 데이터, 시험성적서, 계약서 등)를 함께 제시하는 형태로 구성됩니다. 근거가 부족한 표현이 있다면 그 사실을 인정하고 자진 시정 계획을 함께 제시하는 편이, 근거 없이 표현을 방어하려 애쓰는 것보다 결과적으로 더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진 시정과 자발적 보상은 왜 유리하게 작용하나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인한 과징금은 피해 소비자에게 자발적으로 보상한 경우 최대 10%까지 감경될 수 있습니다. 이 10%라는 한도는 2026년 7월 1일 시행된 개정 과징금 부과 고시로 종전의 최대 30%에서 축소된 것이므로, 그 이전 기준으로 안내하는 자료를 그대로 인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감경 한도가 줄었다는 것은 자발적 보상만으로 기대할 수 있는 폭이 예전보다 좁아졌다는 뜻이지만, 그렇다고 보상 조치의 실무적 가치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감경 제도의 취지는 조사가 진행되는 도중이라도 문제가 된 표현을 스스로 시정하고, 피해가 확인된 소비자에게 선제적으로 보상 조치를 하는 것이 최종 처분 수위에 실질적인 영향을 준다는 뜻입니다. 감경은 소비자 청구 전 또는 동의 하에 이루어진 자발적 보상에만 적용되며, 강제 환불이나 소송 합의는 감경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함께 알아둬야 합니다.

의견서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이미 자진 시정에 착수했다면, 그 시정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수정된 광고 소재, 시정 일자, 보상 대상과 금액)을 함께 첨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시정하지 않았다면, 의견서 제출과 별개로 문제가 된 표현을 신속히 내리거나 수정하는 것이 이후 절차 전반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드시 피해야 할 대응은 무엇인가

가장 위험한 대응은 침묵입니다. 회신 기한을 넘기거나 아예 대응하지 않으면, 사업자가 소명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 되어 불리한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다음으로 위험한 것은 사후에 근거 자료를 조작하거나, 문제가 된 시점에 존재하지 않았던 자료를 마치 당시부터 있었던 것처럼 꾸며 제출하는 행위입니다. 이는 4강에서 다룬 것처럼 신뢰성이 인정되지 않을 뿐 아니라, 발각되면 사안을 훨씬 악화시킵니다.

사실관계를 축소하거나 왜곡해서 진술하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조사 과정에서 진술이 뒤바뀌거나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면, 애초의 광고 위반 문제보다 그 이후의 대응 태도가 더 크게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은 '확인 중'이라고 명확히 밝히고, 확인된 부분과 명확히 구분해서 서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전문가의 조력이 필요한 경우는 언제인가

사안이 단순한 표현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소재, 여러 카테고리에 걸친 반복적 패턴으로 지적됐거나, 과징금 규모가 회사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이라면 변호사나 표시광고법 전문 자문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재위반 가중(최근 5년간 위반 전력이 1회만 있어도 최대 50%, 4회 이상이면 최대 100%)이 적용될 수 있는 이력이 있는 경우라면, 초기 대응 방향을 잘못 잡았을 때의 리스크가 훨씬 커지므로 전문가 검토를 거치는 것을 권장합니다.

정확한 회신 기한, 문서 양식, 절차별 세부 규정은 사건마다, 또 발신 기관(공정위 본원, 지방사무소, 지자체)마다 다를 수 있어 이 레슨에서 일반화하기 어렵습니다 — 받은 문서에 명시된 기한과 절차를 최우선으로 따르고, 애매한 부분은 문서에 기재된 담당자 연락처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의견서 작성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

의견서는 법률 문서이지만, 동시에 심의를 담당하는 위원들이 짧은 시간 안에 읽고 판단해야 하는 실무 문서이기도 합니다. 쟁점이 된 표현과 그에 대응하는 근거 자료를 표나 번호 목록으로 정리해 한눈에 대응 관계가 보이게 구성하면, 산문 형태로 길게 서술하는 것보다 검토하는 쪽에서 훨씬 명확하게 받아들입니다. 근거 자료 원본을 첨부할 때는 어떤 쟁점에 대응하는 자료인지 표지를 붙여 정리하는 것도 실무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또한 의견서 작성 과정 자체를 사내에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누가 어떤 근거로 어떤 판단을 내려 의견서를 제출했는지가 기록으로 남아 있으면, 이후 유사한 사안이 다시 발생했을 때 대응 속도와 일관성을 높일 수 있고,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대응 이력이 끊기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