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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전 페이지 내 상품 개수(그리드 밀도)와 체류시간·전환율의 상관관계
몇 개가 최적이라는 답은 공개돼 있지 않습니다. 대신 상품 수를 바꿀 때 무엇이 같이 변하는지는 특정할 수 있습니다.
핵심요약
- 기획전 한 페이지에 상품을 몇 개 넣어야 최적인지에 대한 수치 기준은 국내외 공식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 확인되는 것은 목록에 나오는 항목 수를 줄이는 방향이 선택 과부하를 줄인다는 정성적 방향성뿐이다
- 상품 수를 늘리면 이미지와 스크립트가 함께 늘어 로딩 성능 지표가 먼저 무너진다. 성능이 깨진 상태의 비교는 밀도 실험이 아니다
- 체류시간은 성과 지표로 쓰기 어렵다. 오래 머무는 것과 못 찾고 헤매는 것이 같은 숫자로 기록된다
- 밀도는 자사 기획전에서 상품 수만 바꾼 비교로 직접 측정해야 하는 값이다. 한 번에 한 항목만 바꾼다
최적 상품 개수라는 공식 숫자가 있나
없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기획전 페이지에 상품을 몇 개 넣어야 체류시간과 전환율이 최적이 되는지에 관한 수치 기준은 닐슨노먼그룹 가이드라인에도, 국내 공식 자료에도 확인되지 않습니다. 페이지당 상품 개수나 페이지네이션과 무한스크롤 중 무엇이 나은지 같은 수치 기준 역시 같은 문서에 제시되지 않습니다.
확인되는 인접 사실은 방향성입니다. 닐슨노먼그룹의 이커머스 홈페이지·카테고리·상품목록 UX 가이드라인은 하위 카테고리를 다른 필터와 분리해 상품 목록 위쪽에 눈에 띄게 배치한 방식이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보고하고, 이 방식이 사용자를 더 구체적인 상품군으로 이동시켜 목록에 나오는 항목 수를 줄임으로써 선택 과부하를 피하게 한다고 설명합니다. 해외 UX 연구기관의 가이드라인이며 국내 공식 표준은 아닙니다. 수치가 없다는 것은 밀도가 성과와 무관하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 기획전에서 직접 측정해야 하는 값이라는 뜻입니다. 판단이 어렵다면 자사 데이터를 만들기 전에 UX 연구기관 원문의 범위를 먼저 확인하고, 국내 기준이 필요한 사안이라면 한국소비자원이나 관련 협회 상담 경로로 확인 여부를 물어보는 순서가 됩니다.
수치 기준은 아니지만 진열 수를 바꾼 학술 현장실험 참고치는 있습니다. 아이엔가와 레퍼가 미국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의 고급 식료품점에서 두 차례 토요일에 걸쳐 쇼핑객 약 754명을 관찰한 실험(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2000)에서, 잼 24종을 늘어놓은 시식대는 지나간 242명 중 60%(145명)를 멈춰 세워 6종을 놓은 시식대의 40%(260명 중 104명)보다 사람을 더 끌었습니다. 그런데 구매로 가면 방향이 뒤집혔습니다. 6종 조건에서 시식한 사람의 약 30%(31명)가 잼을 산 반면 24종 조건에서는 3%(4명)만 샀습니다. 2000년 미국의 단일 오프라인 매장 실험이고 국내 공식 통계가 아니며 기획전의 최적 상품 수를 정해 주는 값도 아닙니다. 늘어놓은 수를 늘리면 유입은 늘고 구매는 줄 수 있다는 방향만 밀도 실험 설계에 참고합니다.
상품 수를 늘리면 무엇이 같이 변하나
상품 카드 하나가 늘어난다는 것은 이미지 한 장과 가격·옵션 정보가 함께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밀도 변경은 거의 항상 성능 변경을 동반합니다. 구글 코어 웹 바이탈 기준으로 LCP는 2.5초 이내, CLS는 0.1 이하, INP는 200ms 이내가 양호 등급인데, 상단 이미지가 무거워지면 LCP가 먼저 밀리고 카드가 뒤늦게 로드되며 레이아웃이 흔들리면 CLS가 함께 나빠집니다.
성능과 이탈의 관계를 수치로 인용할 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페이지 로드 시간이 1초에서 3초로 늘어나면 이탈률이 약 32% 증가하고 5초로 늘어나면 약 90% 증가한다는 경향이 여러 성능 최적화 자료에 재인용돼 있지만, 원 조사의 표본과 기간이 국내 자사몰과 다르므로 절대 기준이 아니라 방향성으로만 읽어야 합니다. 실무에서 필요한 판단은 하나입니다. 상품 수를 늘린 안의 LCP와 CLS가 양호 등급 밖으로 나갔다면, 그 비교에서 나온 전환율 차이는 밀도의 효과가 아니라 성능 저하의 효과일 수 있습니다.
체류시간을 성과 지표로 써도 되나
체류시간은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지표입니다. 원하는 상품을 빨리 찾아 바로 구매한 세션도, 원하는 것을 못 찾고 스크롤을 반복한 세션도 체류시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상품 수를 늘렸더니 체류시간이 늘었다는 결과만으로 개선이라고 판정하면 정반대의 상황을 놓칩니다.
대신 볼 것은 단계별 이탈입니다. GA4 탐색 분석의 퍼널 탐색은 상세페이지에서 장바구니, 주문서, 결제완료로 이어지는 각 단계 이탈 비율을 보여주고, 경로 탐색은 특정 이벤트 전후에 사용자가 실제로 거친 흐름을 트리로 보여줘 예상하지 못한 이탈 경로를 찾는 데 쓰입니다. 기획전 진입 이후 몇 번째 카드에서 상세로 넘어갔는지, 목록으로 되돌아온 횟수가 몇 번인지가 밀도 판단에 쓸 수 있는 신호입니다.
스크롤 계측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GA4 향상된 측정의 스크롤 이벤트는 페이지 세로 길이의 90% 지점 도달 시 1회만 발생하며 이 임계값은 관리자 화면에서 조정할 수 없습니다. 상품을 많이 넣어 페이지가 길어질수록 90%에 도달하는 비율은 자연히 떨어지므로, 이 기본 이벤트만으로 밀도를 비교하면 긴 페이지가 항상 불리하게 나옵니다. 25%·50%·75% 구간 이벤트를 GTM으로 따로 만들어야 하위 구간의 도달률을 같은 기준으로 견줄 수 있습니다.
밀도를 어떻게 실험하나
원칙은 단순합니다. 유효한 비교는 두 안 사이의 변경 요소를 하나로 한정해야 하며, 디자인·카피·프로모션을 동시에 바꾸면 어떤 요소가 차이를 만들었는지 특정할 수 없습니다. 상품 수를 줄이면서 정렬 순서나 배너 카피를 같이 손대는 개편이 흔한데, 그 개편은 밀도 실험이 아닙니다.
기간과 표본도 미리 계산합니다. 표본 크기는 기준 전환율, 최소 효과 크기, 유의수준, 검정력을 넣어 사전에 계산하며, 이 값에 도달하기 전에 중간 결과만 보고 조기 종료하면 유의미하지 않은 결론을 채택할 위험이 커집니다. 관행적으로 p값 0.05 미만을 유의미하다고 보지만 이 기준값 자체는 관행이지 절대적 진리가 아닙니다. 상품 수와 정렬 방식을 조합해 여러 안을 동시에 보고 싶다면 다변량 테스트가 되는데, 조합이 늘수록 각 조합에 배분되는 트래픽이 줄어 A/B 테스트보다 훨씬 많은 트래픽이 필요합니다. 기획전 기간이 짧다면 조합을 늘리는 대신 한 항목만 바꿔 두 번의 시즌에 나눠 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개수를 줄이는 대신 무엇을 바꿀 수 있나
줄일 수 없는 사정도 있습니다. 입점사 물량이나 시즌 구색 때문에 상품 수가 정해져 있다면, 한 화면에 보이는 항목 수를 줄이는 다른 방법을 씁니다. 하위 카테고리를 필터와 분리해 목록 위쪽에 눈에 띄게 배치하는 구성이 그 방법이고, 이는 앞의 가이드라인이 가장 성공적이라고 보고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카드 자체의 정보량도 점검 대상입니다. 같은 가이드라인은 상품 목록 항목에 최소한 상품 특성이 담긴 간결한 이름, 항목을 식별하고 차이를 보여줄 만큼 큰 사진, 사용 가능한 색상·스타일·옵션 표시, 가격 네 가지가 있어야 한다고 제시합니다. 개수를 유지한 채 카드에서 이 네 가지를 확보하는 편이, 개수만 줄이고 카드가 여전히 구분되지 않는 상태보다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