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기준으로 갈라야 하나

많은 조직이 이 결정을 비용 비교로 접근합니다. 대행 수수료와 내부 인건비를 견줘 싼 쪽을 고르는 식인데, 초기에는 이 계산이 잘 맞지 않습니다. 진출 첫 분기의 비용은 대부분 학습 비용이고, 그 학습이 어디에 남는지가 다음 분기의 비용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준을 하나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이 일을 맡기면 결과물이 우리 자산으로 남는가"를 묻는 것입니다. 계정 구조, 측정 설계, 크리에이티브 원본, 고객 데이터는 남습니다. 반면 현지 심의 대응이나 현지어 검수처럼 그 시장에서만 쓰이는 실행은 남기기 어렵습니다. 남는 것은 안에 두고, 남지 않는 것은 밖에 두는 배치가 출발점입니다.

현지 대행사가 확실히 유리한 일은 무엇인가

자격이나 체류가 필요한 일이 첫 번째입니다. 광고 심의 절차는 나라마다 다르고, 언어와 서류 형식이 그 나라 기준을 따릅니다. 일본 야후 광고는 심사가 영업일 3일가량 걸리고 시스템과 사람의 목검을 함께 거치며, 의약품·화장품은 약사법 영향으로 랜딩페이지까지 심사 범위에 들어갑니다. 이런 일정과 기준을 매번 원격으로 따라가기는 어렵습니다.

플랫폼 접근 자체가 현지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쇼피 셀러 등록에는 동남아 지역 전화번호와 인증된 이메일, 등록 주소가 필요하고 해외 셀러는 본국의 사업자 등록·세금등록번호가 요구됩니다. 중국은 본토 서버나 본토 CDN 노드를 쓰려면 ICP 비안 등록을 마쳐야 하고, 등록 없이 운영하다 적발되면 접속 차단이나 검색 포털 등록 거부 같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절차는 현지 파트너 없이 진행하기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본사가 직접 쥐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

측정 체계는 본사에 두는 편이 낫습니다. 국가마다 다른 대행사가 각자 방식으로 전환을 정의하면 나중에 국가 간 비교가 불가능해집니다. 전환 이벤트 정의, 기여 기간, 리포트 양식은 본사가 정하고 대행사는 그 틀에 맞춰 운영하도록 계약서에 적어 둡니다.

크리에이티브도 원본은 본사에 둡니다. 다만 현지화 결과물의 권리 관계를 계약서에 적어야 합니다. 외주 제작 결과물의 저작재산권은 계약서에 명시적 양도 조항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제작자에게 남으므로, 저작재산권 일체 양도 조항과 폰트·이미지 무단 사용에 대한 면책 조항을 함께 넣습니다. 모델 이미지를 쓰는 소재라면 사용 기간·매체·목적이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야 다른 시장으로 옮겨 쓸 수 있습니다.

계정과 데이터는 어떻게 나눠 가져야 하나

가장 흔한 사고가 대행사 명의로 계정을 만들어 시작하는 것입니다. 계약이 끝나면 그동안 쌓인 학습 데이터와 리마케팅 목록이 그대로 남의 계정에 남습니다. 계정 소유권은 본사에 두고 대행사에는 접근 권한만 부여하는 구조가 기본입니다. 매체별로 권한 등급이 나뉘어 있으므로 필요한 최소 등급만 주고, 계약 종료 시 즉시 회수할 수 있는 형태를 씁니다.

계약서에는 종료 시 처리도 적어 둡니다. 광고 계정·픽셀·전환 설정·데이터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종료 시 어떤 자료를 며칠 안에 넘겨야 하는지를 조항으로 둡니다. 개인정보를 넘기는 관계라면 처리위탁인지 제3자 제공인지도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우리 업무를 대신 수행하고 이익이 우리에게 귀속되면 처리위탁이고, 받는 쪽이 자기 이익을 위해 쓰면 제3자 제공이라 필요한 문서가 다릅니다.

결정을 미룰 수 있는 구조는 없나

초기에는 정보가 부족해 어느 쪽이 맞는지 판단이 안 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결정을 미루되 자산은 지키는 구조를 씁니다. 계정과 데이터는 본사에 두고, 실행만 3개월 단위로 위탁합니다. 3개월 뒤 갱신 시점에 대행사가 만들어 낸 결과가 우리 계정 안에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연장 여부를 정합니다.

이 구조의 장점은 실패해도 되돌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행사를 바꾸거나 내부로 전환할 때 계정을 새로 만들 필요가 없고, 학습 데이터도 유지됩니다. 반대로 계정부터 넘기고 시작하면 성과가 나쁠 때조차 바꾸기 어려워집니다. 선택지를 남겨 두는 것 자체가 초기 진출에서는 비용을 아끼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