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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계약·IP 라이선스·팬덤 협업의 차이
셀럽·캐릭터와 손잡는 방식은 하나가 아닙니다. 모델 계약, IP 라이선스, 팬덤 협업이라는 세 가지 방식이 왜 다른 리스크를 갖는지부터 짚습니다.
핵심요약
- 모델 계약, IP 라이선스, 팬덤 협업은 겉보기에 비슷해 보여도 계약 구조와 리스크의 성격이 서로 다르다
- 모델 계약에서는 촬영물의 저작권·사용권은 광고주에게, 초상권은 모델 본인에게 남는 방식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다
- 캐릭터·아티스트 IP 라이선스는 매우 세분화돼 있어, 굿즈 제작은 허용되더라도 광고 사용은 별도 승인이 필요할 수 있다
- 팬덤 협업은 팬덤 소비(팬덤 이코노미)라는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강력한 채널이지만, 그만큼 팬덤 여론의 변동에도 취약하다
- 이 시리즈는 이번 편의 구분을 시작으로 사용권 확인(2편), 여론 오인 방지(3편), 사전 검증(4편), 위기 역할 분담(5편), 굿즈 리스크(6편), 계약 감사(7편), 대안 설계(8편)까지 이어진다
모델 계약 — 사람의 이미지를 빌리는 구조
G17이 시딩·체험단이라는 비교적 소규모 협업을 다뤘다면, 이번 소분류부터는 셀럽·IP처럼 브랜드에 훨씬 큰 영향력과 리스크를 함께 안겨주는 대형 협업을 다룹니다. 모델 계약은 연예인·인플루언서 개인의 이미지를 일정 기간 브랜드가 광고에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이 계약에서는 촬영한 사진의 저작권 및 사용권은 광고주(회사)에 귀속되고, 사진 속 초상권은 모델 본인에게 남아있는 것으로 규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같은 콘텐츠 안에서도 '이미지를 어떻게 쓸 수 있는가'와 '누구의 얼굴인가'라는 두 권리가 서로 다른 주체에게 귀속되는 구조입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사용 기간이 끝난 뒤에도 광고주가 촬영물 자체는 보유하고 있지만, 그 안의 인물 초상을 계속 활용하려면 별도의 재계약이 필요합니다. 광고 모델 계약의 사용 기간은 통상 6개월, 12개월, 18개월, 24개월 단위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이 구조를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됩니다.
IP 라이선스 — 캐릭터·세계관을 빌리는 구조
IP 라이선스는 사람이 아니라 캐릭터·아티스트의 이름·이미지·세계관을 활용하는 계약입니다. 브랜드가 특정 캐릭터나 아티스트 IP를 제품·광고·콘텐츠에 공식적으로 활용하려면 IP 보유자로부터 라이선싱 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이 라이선스는 매우 세분화돼 있어서 굿즈 제작은 가능해도 광고 사용은 안 될 수 있고, SNS 게시물은 허용되지만 오프라인 설치물은 추가 승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모델 계약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IP 라이선스에는 '품위유지의무' 같은 인물 개인의 행동 리스크가 존재하지 않는 대신, IP 보유자(소속사·제작사)의 사업 전략 변경이나 다른 브랜드와의 라이선스 충돌이라는 별도의 리스크가 있다는 것입니다.
팬덤 협업 — 팬덤 이코노미를 겨냥하는 구조
팬덤 협업은 모델 계약이나 IP 라이선스와 겹치기도 하지만, 목적 자체가 다릅니다. 팬덤의 소비력을 직접 겨냥해 한정판 굿즈나 콜라보 상품을 기획하는 방식으로,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강력한 채널로 꼽힙니다. 편의점 CU의 K팝 아티스트 협업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2025년 21.5%, 2026년(1~5월 기준) 40.7% 증가했다고 보도될 정도로, 팬덤 협업의 매출 효과는 데이터로도 확인되는 추세입니다.
다만 팬덤 협업은 팬덤 여론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서 다른 두 방식보다 변동성이 훨씬 큽니다. 셀럽 개인의 논란뿐 아니라, 팬덤 내부의 갈등이나 협업 방식에 대한 반발만으로도 캠페인 전체의 반응이 뒤집힐 수 있습니다.
세 방식을 혼동하면 생기는 문제
많은 브랜드가 이 세 방식을 하나의 '연예인·캐릭터 마케팅'으로 뭉뚱그려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계약 상대(개인 vs IP 보유자), 리스크의 성격(개인 스캔들 vs 라이선스 충돌 vs 팬덤 여론), 필요한 승인 절차가 모두 다릅니다. 이 구분 없이 캠페인을 설계하면, 정작 필요한 승인을 놓치거나 예상치 못한 리스크에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음 편부터는 각 방식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다룹니다.
계약서를 검토할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
새로운 협업을 검토할 때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계약 상대가 누구인가"입니다. 모델 계약이라면 연예인 본인(과 소속사가 대리), IP 라이선스라면 캐릭터·아티스트 IP를 보유한 회사(제작사·소속사·캐릭터 저작권사), 팬덤 협업이라면 이 둘이 혼합된 형태일 수 있습니다. 계약서 첫 페이지에 명시된 상대방이 실제로 그 이미지·콘텐츠·IP에 대한 정당한 권리자인지 확인하는 것이 모든 협업의 출발점입니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협업을 진행하면, 나중에 권리 관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날 수 있습니다. 특히 IP 라이선스는 원저작자와 캐릭터 사업권을 위임받은 대행사가 다른 경우가 많아, 계약 상대가 실제로 광고·굿즈 사용을 승인할 권한이 있는지 별도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세 방식이 하나의 캠페인에 섞이는 경우
실무에서는 이 세 방식이 완전히 분리돼 나타나기보다, 하나의 캠페인 안에 섞여 있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돌 그룹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면서 동시에 그 그룹의 공식 캐릭터 IP로 굿즈를 만들고, 팬덤을 겨냥한 한정판 이벤트까지 함께 기획하는 식입니다. 이런 복합 캠페인에서는 세 계약이 각각 다른 조건(사용 기간, 승인 범위, 위기 시 대응 주체)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캠페인 설계 초기부터 인지해야, 나중에 어느 한쪽 계약만 갱신되지 않아 캠페인 전체가 중단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