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행동하려면 어떤 정보가 빠지면 안 되나

전단과 현수막은 읽히는 시간이 몇 초입니다. 그 안에 답해야 하는 질문은 네 가지로 고정돼 있습니다. 여기가 뭐 하는 곳인가, 지금 나에게 무슨 이득이 있는가, 어디로 가면 되는가, 언제까지인가. 이 네 가지가 없으면 디자인이 아무리 좋아도 행동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최소 항목은 업종과 상호, 혜택 내용과 조건, 위치(주소와 눈에 띄는 지형지물), 연락 수단(전화·QR), 그리고 기간입니다. 여기서 실무자들이 가장 자주 빠뜨리는 것이 조건과 기간입니다. "커피 1+1"만 적고 시간대·요일·1인 1회 같은 조건을 빼면 현장에서 분쟁이 납니다. 반대로 조건을 잔뜩 적어 글자를 줄이면 아무도 못 읽습니다. 해법은 배치입니다. 혜택은 크게, 조건은 작게, 다만 반드시 같은 면에 넣습니다. 조건을 뒷면이나 QR 너머로 숨기는 구성은 뒤에서 다룰 기만적 표시·광고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법이 요구하는 표시는 무엇인가

여기서부터는 취향이 아니라 규제 영역입니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는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네 가지 유형, 즉 거짓·과장, 기만, 부당한 비교, 비방의 표시·광고를 금지합니다. 이 중 기만적 표시·광고는 사실은 사실이지만 표현 방식이나 맥락으로 소비자를 잘못 이해하게 하는 경우를 말하며, 필요한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것도 여기 들어갑니다. 앞서 말한 '조건 숨기기'가 정확히 이 유형입니다. 또 하나 반드시 알아야 할 조항이 제5조입니다. 광고에서 제시한 모든 주장에 대해 광고주에게 객관적 근거 자료를 준비·제출할 의무가 있고, 근거가 없으면 위반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즉 전단에 적은 문장 하나하나가 나중에 자료로 뒷받침돼야 합니다.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제4조에 따라 소비자 보호나 공정한 거래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한 '중요정보'를 지정할 수 있고, 지정된 항목은 광고에 표시해야 합니다. 업종에 따라 지정 항목이 다르므로 자기 업종에 해당 고시가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발주 전에 넣어야 합니다.

쓰면 안 되는 표현은 어떤 것인가

전단에서 사고가 가장 잦은 자리는 헤드라인입니다. '국내 1위', '최고', '최초', '제일', '유일' 같은 배타적 최상급 표현을 쓰려면 공인기관 인증, 시장점유율 조사 데이터, 또는 제3자 발행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임상 결과 검증', '전문가 추천', '과학적 입증', '효과 만족도 95%' 같은 표현도 마찬가지로 실증자료가 필요합니다. 근거 없이 쓰면 제3조와 제5조에 함께 걸립니다. 경쟁 매장과 비교하는 문구도 조건이 붙습니다. 비교 대상을 명시하고,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고, 주요 성능·가격만 비교해야 합니다. 경쟁사를 비하하거나 위험하다고 표현하는 비방광고는 근거가 있어도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 위반 시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정조치, 광고 중지명령 같은 행정처분을 할 수 있고 매출액의 2%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개별 사안에서 실제로 얼마가 나오는지는 사안별 판단이므로 금액을 미리 가늠하려 하기보다 근거 없는 표현을 쓰지 않는 쪽이 훨씬 쌉니다.

업종에 따라 사전심의가 필요한가

병의원·한의원처럼 의료광고에 해당하는 업종은 절차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의료법 제57조는 신문·인터넷신문·정기간행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인터넷 매체, 그리고 옥외광고물·전광판 등을 이용하는 의료광고에 대해 사전에 자율심의기구의 심의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수막·전단·벽보는 옥외광고물에 해당하므로, 병의원 전단은 만들기 전에 심의 일정부터 잡아야 합니다. 의료법 제56조를 위반한 의료광고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고,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상 업무정지 처분 기준에도 해당합니다. 인쇄를 다 마친 뒤 심의에서 문구를 고치라는 결과를 받으면 인쇄비를 통째로 날리게 되므로, 순서를 뒤집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의료업이 아니더라도 식품·화장품·건강기능식품처럼 별도 표시 규정이 있는 업종은 소관 규정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인쇄 발주 전에 무엇을 확정하나

문구가 확정되면 다음은 규격입니다. 여기서 표준값을 인터넷에서 찾아 쓰는 방식은 권하지 않습니다. 인쇄 방식(디지털·옵셋·실사출력)과 업체에 따라 요구하는 해상도, 색상모드, 재단 여백, 파일 형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첫째, 발주할 인쇄소를 먼저 정하고 그 업체가 요구하는 규격을 서면이나 화면 캡처로 받습니다. 둘째, 그 규격에 맞춰 작업합니다. 셋째, 인쇄 전 시안(교정)을 받아 실제 크기로 출력해 확인합니다. 특히 현수막은 몇 미터 떨어져 읽는 물건이라 화면에서 적당해 보이던 글자가 현장에서는 안 보이는 일이 흔합니다. 시안을 실제 비율로 축소 출력해 벽에 붙이고 예상 거리만큼 떨어져 읽어보는 절차 하나로 이 사고가 대부분 없어집니다. 그리고 하나 더. 현수막·전단은 걸고 뿌리는 단계에서 별도의 신고 의무가 붙습니다. 이 부분은 같은 과목의 뒤 편에서 따로 다룹니다.